주변에 패션 전공하는 새끼들이 몇 명 있는데 존나 신기한게

기상천외한 논문데이터 인터넷에서 복사해서 붙이기 스캔들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서 한가지 궁금한 점은, 어떻게 이미지를 복사해서 붙였냐를 검사하는지의 여부이다. 어떻게 하냐고? 간단하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이미지로 검색하기를 이용하면 된다.

일단 오보카타 박사 논문에서 복붙의 혐의를 받고 있는 그림이 바로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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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미지 검색에 들어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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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 옆의 카메라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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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아까 그림파일을 업로드하고 검색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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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나와 ㄷㄷㄷㄷ

다른 그림을 한번 다시 해볼까? 바칸티의 ‘Ear Mouse’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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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딱 나온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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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한번에 딱 나온다.

물론 이것은 복붙 검사 이외에도 여러가지로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암튼 너님이 복붙하는 것을 너님이 착한아이인지 나쁜아이인지 구글님은 알고계시지.

 

P.S. 그래서 누군가(?)가 본업에서 제시한 단백질 구조모델 그림을 한번 넣고 돌려봤습니다. 내 그림 복붙하는 쉑히들 있으면 내가 땅끄를 몰고가서 대가리를 뽀개주겠어 하면서요

그래서 얻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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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을 넣고 돌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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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나옵니다. 아 오징어소녀 캐릭은 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복붙했군요 자 고소미 준비해봅니다

네 구글님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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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베토벤 첼로 소나타 유튜브 동영상을 하나.

일단 피아니스트는 에마뉴엘 엑스 (Emanuel Ax)라는 클래식 음악을 좀 들어봤으면 이름쯤은 들어봤을 네임드 피아니스트이다. 그런데 첼리스트? 웬 UCSF의 초파리 유전학자라고 한다. 웬 초파리 유전학자가 네임드 클래식 피아니스트와 같이 베토벤 첼로소나타를 켜는지? 음악시작하기 전에 둘이 떠드는 것을 보니 학교 동창이라는것 같다. 그러나 이 초파리 유전학자가 첼로를 잘 켜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다. 사실은 알고보니 에마뉴엘 엑스와 같이 줄리어드 음대를 같이 다닌 동창생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왜 줄리어드 음대를 다닌 사람이 미국의 유명 연구중심대학인 UCSF에서 초파리 유전학을 연구하는가?

오늘 하게 될 이야기는 이 사람이 첼로를 버리고 생명과학 연구자가 된 연유이다.

이 사람의 이름은 톰 콘버그 (Thomas Kornberg). 음 근데 콘버그? 이름이 어째 친숙하네 하실 블로그 주인장과 동종업계인들이 계실 것이다. 사실 이 사람은 DNA Replication으로 유명하고 노벨상을 득템한 아서 콘버그(Arthur Kornberg, 1918-2007) 의 아들이자, 2006년 RNA Polymerase 구조규명으로 노벨상을 탄 로저 콘버그 (Roger Kornberg, 1947-) 의 동생이다. “아항” 하실 분들이 계실 것이다. “첼로켜다가 아빠하고 형이 잘나가니까 나도나도 하고 연구를 했구먼?” 이렇게 생각하실 것이다.

그러나 사정을 좀 더 뒤벼보면 이것보다 좀 더 재미있는 사정이 있으니..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잠깐 톰 콘버그의 아빠인 아서 콘버그의 이야기부터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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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1959년 (마흔두살 ㅋ) “for their discovery of the mechanisms in the biological synthesis of ribonucleic acid and deoxyribonucleic acid” 라는 제목으로 스웨덴에 화약업자 유산받으러 갔다 오셨다. 

즉 업자용어로 말하자면 최초로 DNA가 효소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였으며, 이러한 생화학적인 활성이 있는 효소를 발견한 공로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요런 논문을 1958년에 JBC에 출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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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DNA라는 물질이 생체내에 있다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지만,뭐하는 듣보 물질인지 관심이 거의 없다가 1944년 혹시 DNA가 유전물질이 아닐까 하는 근거를 제시한 논문이 나왔으나 대부분의 생명과학자들에게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그러나 왓&클의 DNA 이중나선 모델은 1953년에 나온 이후부터 DNA가 유전물질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이러던 와중에 1958년에 아서 콘버그 및 그 수하들은 대장균에서 어떤 효소를 발견하였는데, 이것이 DNA를 합성해 낸다는 증거를 확인한 게 저 논문이다.구체적으로 뭔 실험을 했는지는 요기를 참고

이렇게 해서 발견된 것이 바로 DNA Polymerase I 이고, 바로 다음해에 아서 콘버그는 스웨덴으로 직행. 논문 한편내고 다음해에 스웨덴가는 상당히 아스트랄한 상황이었지만 뭐 역시 사람은 때를 잘만나야 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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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젊은 나이에 노벨상을 득템한 아서 콘버그는 그 이후에도 DNA Polymerase 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였고, 생화학적인 방법론으로 생체외 (시험관) 에서 DNA를 복제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백질들이 관여하냐 등등을 거의 대부분 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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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사람의 실험방법론은 거의 대부분 생화학적인 방법론, 즉 DNA 합성이라는 생화학 반응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기질 및 효소들을 모두 정제하여 생체외 (시험관, In vitro) 내에서 재현하는 방법론에 의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다른 분야의 과학자, 특히 유전학자들로부터, ‘그래 너네가 발견한 효소로 시험관에서 DNA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맞다고 쳐. 그렇지만 니가 발견한 효소가 과연 생물내에서 필요한 유전정보가 담겨있는 DNA를 복제하는 효소 맞아?“라는 의구심/공격을 받고 있었다.

이렇게 콘버그의 DNA Polymerase가 진짜 유전정보가 담겨있는 DNA를 복제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 중에 John Cairns 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콘버그의 DNA Polymerase는 유전정보가 담겨있는 DNA를 복제하는 효소가 아니라는 가설을 세웠다. 만약 이 가설이 맞는다면, 콘버그의 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에 영 좋지 못한 일이 생겨서 콘버그의 DNA Polymerase 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대장균은 자라기는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콘버그의 효소가 유전정보를 복제하는 효소라면 그 유전자는 대장균의 생육에 꼭 필요로 하겠지.

John Cairns은 랩의 테크니션인 De Lucia 라는 사람을 시켜서 콘버그의 효소 유전자에 영 좋지 않은 일이 생긴 대장균 변이주를 분리하려고 했다. 이들이 돌연변이주를 찾는데 쓴 방법은 어떻게 보면 열라 무식한 방법인데..누군가를 저격하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지 핫핫

1. 대장균에게 돌연변이원을 처리하여 생존한 균에서 수천개 콜로니를 따서 키워서 다 키워버려 ㅋㅋ

2. 각각의 변이주에서 콘버그가 기술한 방법대로 DNA Polymerase 활성을 측정

3. DNA Polymerase 활성이 안나오는 넘을 찾아라

그런 식으로 마침내 콘버그가 기술한 DNA Polymerase 활성이 야생형의 5% 미만인 변이주를 찾았다. DNA Polymerase 활성은 동위원소로 표지된 dNTP 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DNA 를 만들고, 이걸 필터페이퍼에 가한 후 TCA 처리를 하면 핵산은 침전되어 필터페이퍼에 붙지만 남아있는 동위원소 표지 dNTP 는 워싱과정 중에서 없어지게 된다. 이렇게 워싱된 필터페이퍼를 Scintillation counter 에 넣고 방사능을 재면 간단히 DNA 를 얼마나 만드느냐를 측정가능하다. 아래 그래프에서 W의 경우 야생형, P의 경우 찾은 변이주의 조효소액을 넣고 활성을 측정한 결과. PW는 P에 W 1% 를 넣고 측정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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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변이주는 야생형과 그닥 자라는게 차이가 없어! 그 이야기는 콘버그가 발견한 효소는 대장균이 자라는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이야기이고 따라서 대장균의 유전물질을 복제하는 ‘바로 그 효소’ 가 아니라는 이야기. 이 변이주와 야생형 균주의 차이점은 자외선 처리 등 DNA 손상에 좀 더 민감하다는 정도(아마도 콘버그의 효소는 여기에 관여하는지도.) 그래서 이 논문은 1969년에 자연 잡지에 떡 하고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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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런 논문이 발표되고 나서 많은 사람들은 ‘푸핫 저 아저씨는 지금까지 생명체에서 DNA 복제를 하지도 않은 효소가지고 그렇게 썰을 푼것임?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 콘버그를 비웃공격하기 시작하였다. ‘DNA 폴리머레이즈라는게 있긴 있는거 맞아?’ 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특히 그 당시에 네이처에서 최초로 만든 ‘자매지’ 인 Nature New Biology라는 잡지에서는 “DNA 폴리머레이지는 새빨간 거짓말” (Red herring) 이라고까지 무기명 기사를 통하여 칭하면서 디스하기 시작했다 우리 영국인은 무식한 양키는 까야제맛이라고 생각하죠

거의 콘버그는 10년전에 탄 노벨상을 게워네야 할 분위기. 그때 콘버그를 구원해 준 것은….

엉뚱하게도 미국 반대편 뉴욕에서 첼로켜던 둘째 아들이었다.

톰 콘버그는 자기 형 (Roger Kornberg)이 어려서부터 실험실에 들락거리며 연구를 하고, 학부때 과학을 전공한 것에 반하여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과 줄리어드 음대에 동시에 적을 두고 (이런게 가능한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렇댄다) 첼로 전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1970년, 손에 부상을 입게 되어서 당분간 첼로를 켤 수 없게 되었다. 아마 “쳇 첼로도 못키는데 이참에 생물학점이나 따자” 하고 콜롬비아 대학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강의 중 (생화학? 아마) 강사가 대충 이런 멘트를 한 모양이다.

“너네들 DNA 폴리머레이즈라고 아냐? 10년 전쯤에 이걸 가지고 아서 콘버그라는 사람이 노벨상을 탔어. 그런데 얼마전에 그게 다 개구라라는게 밝혀졌거던? 콘버긐ㅋㅋㅋㅋㅋ 노벨상 다 게워내야됔ㅋㅋㅋㅋㅋㅋㅋ 콘버그가 엉뚱한 효소 가지고 생난리 치느라 우리는 진짜 DNA를 복제하는 효소가 아직도 뭔지도 몰랔ㅋㅋㅋㅋ”

강의를 듣고 있던 톰 콘버그는 당연히 빡쳤고, 아마도 “우리 아빠는 그렇지 않아!” 하고 외쳤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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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강사에 강력히 항의하는 톰 콘버그.jpg (상상도)

그래서 생각한 것은 “흥 내가 아빠가 못찾은 DNA 폴리머레이즈, 내가 찾고만다” 하는 생각이었다. 첼로켜다 생화학 수업 듣던 학부생 나부랭이가 참으로 패기넘치는 생각을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이 사람은 실제로 콜롬비아 대학에 있는 어떤 교수(Malcolm L Gefter)의 연구실을 찾아가서 ‘새로운 DNA 폴리머레이즈를 찾고싶다’ 라는 계획을 이야기했다. “아마도 노벨상 수상자 아드님이 좀 심심하신가부다, 아참 이 사람 아빠한테 이 기회에 잘 보일 기회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Gefter라는 사람은 톰 콘버그라는 학부생을 실험실에 받아주었다.

그리고 나서 1년이 안되서 그는 새로운 DNA 폴레머레이즈를 찾았다. 그것도 두 개나.

이 사람이 한 실험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1. 이전에 분리된 ‘아빠 콘버그의 DNA Polymerase’ 가 작동하지 않는 돌연변이 대장균을 키워서 세포를 깨고, 진짜로 DNA Polymerase의 활성이 없는지를 조사하였다. 활성이 야생형 균주의 5% 로 줄어들긴 했지만 아주 약한 DNA 를 만드는 활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2. DNA Polymerase의 활성은 기존에 알려진 아빠 콘버그의 효소와 같은 것이고 단지 활성이 줄어든 것인가? 아니면 이와 별도로 활성을 가지는 별도의 효소가 있는 것인가를 확인하기 위하여 몇 가지 실험을 하여 1970년에 논문으로 보고하였다.

– 기존의 ‘콘버그 효소’ 는 높은 이온농도에도 활성이 있었지만 이 활성은 높은 이온농도에는 줄어든다.

– 기존의 ‘콘버그 효소’ 는 활성자리에  Free Cysteine의 thiol group (SH) 이 필요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thiol group과 반응하는 4-Chloromercuribenzoic acid 를 쳐도 이 활성은 남아있다.

– 기존의 ‘콘버그 효소’ 를 인식하는 항체를 넣어도 이 활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렇게 ‘콘버그 효소’ 와 틀린 다른 DNA Polymerase가 대장균내에 있다는 확신을 가진 톰 콘버그는 이 효소활성을 순수정제를 시도하였다. 그래서 이런 논문을 1971년 발표하였다.

Konberg and Gefter, Purification and DNA Synthesis in Cell-Free Extracts: Properties of DNA Polymerase, PNAS 1971

참고로 요즘은 단백질 하나 정제한다고 한다면 유전자 PCR로 떠서 어피니티 tag 붙이고, 대장균에서 과발현하여 어피니티 크로마토그래피로 대부분의 단백질을 거의 원, 투스텝으로 정제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땐 그딴 거 없었다. 그냥 어떤 단백질을 정제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수십리터의 대장균을 키워서 활성을 찾아가는 노가다의 연속. 심지어 믿을랑가 모르겠지만 우리가 단백질 정제과정을 모니터링하는데 흔히 사용되는 SDS-PAGE 라는 테크닉 자체가 1970년에 처음 나온 것 이므로 대개의 경우 젤도 한번 걸지 못하고 오로지 효소의 활성과 활성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만을 기준으로 단백질을 정제하는 시대였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Purification Table 을 만들고 각각의 스텝별로 얼마나 효소의 특이활성 (단백질대 효소 활성)이 증가되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정제정도를 판별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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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 만들어 본 독자는 몇 분이나 계실까 모르겠다. 본 블로그 주인장은 해봤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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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로서는 최신의 테크닉인 PAGE 를 이용한 단백질 순도검증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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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단백질 정제과정 중에서 Phosphocellulose (Negative Charge를 띄고 Postive Charge를 띄는 단백질을 결합하므로 이것은 Cation Exchange Chromatography이다. 대개의 DNA Polymerase는 강한 Negative Charge를 띄는 DNA에 결합해야 하므로 Positive Charge를 띄는것이 보통이라는 것을 잊지말자) 컬럼에서 단백질을 분별해 보니 두개의 DNA Polymerase 활성이 나왔다. 즉 그 이야기는 최소 2가지 다른 DNA Polymerase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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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활성이 dATP, dGTP, dCTP를 필요로 하고, 마그네슘이 필요로하고, DNA 가 필요로 한 전형적인 DNA Polymerase 이며, 기존 콘버그 효소를 인식하는 antiserium 을 넣어도 별 변화가 없는, 즉 기존 콘버그 효소와는 별도의 DNA Polymerase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자, 그렇다면 이 효소는 그동안 찾던 E.coli DNA 를 복제하는 ‘레알’ DNA Polymerase인가? 일단 이것을 확인하기 전에 두가지 서로 다른 DNA Polymerase 활성이 분리되었다는 것을 기억해 보자. 1972년 콘버그는 이 활성 중 또다른 하나를 정제하여 그 특성을 보아서 논문을 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 뭐 또 다른 넘이 있다라는 이전 논문과 비슷한 내용

Konberg and Gefter, JBC 1972

그렇다면 과연 이 두 효소 중 어떤 효소가 ‘레알’ DNA Polymerase인가? 이것을 암시하는 결과는 다음 논문으로 나왔다.

Gefter et al., PNAS 1971

앞서 John Cairns의 결과는 ‘아빠콘버그 효소’ 가 없어도 E.coli 가 잘 자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아빠콘버그 효소’ 가 없는 E.coli 변이주를 찾았다. 만약 지금 발견한 두가지 효소 중에서 어떤 것이 E.coli 의 DNA 복제에 관여한다면, 이 효소가 없으면 아예 E.coli 는 자라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변이주를 만들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험을 못하잖아 ㅠ.ㅠ

이렇게 건드리면 생물 자체를 완전히 죽여버리는 ‘필수적인’ 효소/유전자의 기능을 파악하는 꽁수로는 ‘일반 조건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불활성화되는’ 변이주를 찾는 것이다. 어떻게? 가령 E.coli 정상 생육조건보다 좀 더 높은 섭씨 41도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지만 섭씨 30도에서는 자라는 돌연변이주를 선별할 수 있다. (단백질이 불안정화되어 30도에서는 기능을 유지되지만 41도에서는 기능이 유지못하게 된다든지) 그래서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돌연변이주를 선발하였다.

(1) 박테리아에 돌연변이원을 처리해서 콜로니를 얻어!

(2)  그 다음에 이 콜로니를 그대로 카피를 뜹니다.

(3) 두개의 플레이트에 이걸 복사

(4) 한 플레이트는 30도에, 다른 플레이트는 41도에 두고, 30도에서는 자라지만 41도에서는 안 자라는 넘을 30도씨 플레이트에서 골라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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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렇게 골라낸 온도에 따라서 자랐다 안자랐다 하는 넘들 중 DNA 합성에 관련있는 넘들을 따로 골라냄. 뭐 자세하게는 이 논문 을 참고하고,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동위원소로 표지된 dNTP를 이용하여 동위원소가 DNA에 들어가는 정도로 선택을 함.

아무튼 저 위의 논문에서는 이렇게 발견된 DNA 합성에 관련된 온도감수성 돌연변이주를 John Cairns이 만든 돌연변이주(아빠콘버그 효소가 없는 균주)와 크로스해서 이중 돌연변이주를 만들고, 이들에서 DNA Polymerase 활성을 체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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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A 패널은 John Cairns이 선별한 아빠콘버그 효소가 없는 균주. B패널은 야생형 균주. 세포의 단백질을 크로마토그래피로 분별하니 2개의 상이한 피크가 나오는데, A패널, 즉 아빠콘버그 효소 (Pol I) 이 없는 곳에서는 두 개의 피크가 나오고, B패널, 즉 Pol I 이 있는 곳에서는 첫번째 피크의 활성이 훨씬 크게 나온다. 즉 Pol I 은 Pol III (먼저 나오는 피크) 와 같은 위치에 있고 Pol II (나중에 나오는 피크)는 Pol III 과 다른 위치에 나오므로 두개의 활성을 서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Pol III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서 각각의 이중 돌연변이주의 Pol II 와 Pol III 활성을 체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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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발견된 돌연변이주 중에서 dnaE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만 30도에서는 활성이 있는데 41도에서는 완전히 Pol III 활성이 안나오는 것이 나옴. 반면 Pol II 는 그딴 거 없음.

즉 여기서 얻은 결론은

1. dnaE 유전자는 Pol III의 유전자이며

2. Pol III의 활성이 없으면 E.coli 는 자라지 않음.

3. 따라서 Pol III는 E.coli 의 복제에 필요한 레알 DNA Polymerase.

그래서 아빠 콘버그는 첼로켜던 아들의 객기 때문에 구라꾼이 될 위기를 면했고 (비록 Pol I 은 E.coli 생육에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Pol III와 DNA를 합성하는 특성은 유사하기 때문에) 아들 콘버그는 아마 이런 연구에의 성공 때문에 첼로는 그만두고, 1973년 E.coli DNA Polymerase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아마 아빠가 하던 거 계속하는 것은 좀 지겹다고 생각했는지 초파리 유전학으로 변신하여 현재 UCSF에서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 아빠나 형처럼 노벨상은 못 탔지만 여튼 유명한 과학자로써 일하고 있고 첼로는 아직도 취미로 가끔 켠단다. 친구인 에마뉴엘 엑스가 서부로 오면 같이 연주도 하고. (위의 인증동영상 참조)

(아빠 콘버그:아들아 뭐하는거냐? 둘째아들 콘버그:아버지, 노벨상을 계승하고 있습니다.아빠 콘버그:미안한데… 큰아들 줄거다)

마지막으로 콘버그 부자의 이야기는 그만하고,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DNA Pol I 과 Pol III 에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E.coli의 DNA Pol I, 즉 아빠 콘버그가 처음 발견한 효소는 단일 폴리펩타이드 체인으로 된 단백질이고 대충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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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B:1KLN

우리가 PCR에 사용하는 Taq Polymerase 혹은 Pfu Polymerase는 다 이 효소의 사촌격인 셈. 가끔 PCR을 수행하면 Error 가 있는데 그렇다면 이 효소로 DNA 를 복제하는 Thermus 등의 균은 왜 DNA 정보를 그대로 유지해요? 하는 질문을 받을때가 있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DNA Pol I 은 생물의 DNA 복제에 사용되는 효소가 아니라 손상을 받았을때 수선하는데 사용하는 거다.

그러나 아들 콘버그가 발견한 DNA Polymerase, 즉 E.coli 의 지놈을 복제하는 ‘레알 DNA Polymerase’ 인 Pol III는 훨씬 복잡하게 생겼는데,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여러개의 서브유니트로 구성된 효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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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E 유전자는 실제 DNA Polymerase 의 촉매역할을 하는 alpha subunit에 해당. alpha subunit와 DNA는 대충 이렇게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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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B:3E0D

DNA를 엄청난 속도로 복제하려면 DNA Polymerase가 DNA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는 서브유닛이 필요한데, 이것은 beta subunit 이 담당하며 다른 말로 DNA clamp라고도 칭한다. DNA clamp와 DNA는 다음과 같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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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B : 3BEP

그래서 대충 alpha 와 beta는 이런 구성으로 되어있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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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DNA Polymerase III를 구성하고 있는 개별 구성부품들의 구조는 대개 다 규명되어 있다. 그러나 톰 콘버그가 이 효소를 발견한지 어언 40년이 넘었는데도 DNA Polymerase III holoenzyme, 즉 E.coli DNA를 복제하는 이 정교한 기계의 완전한 구조는 아직 우리 손에 쥐어져 있지 않다. 구조생물학은 이제 할게 없다고?

업데이트 : 3월 10일, 이 논문의 공저자인 와카야마 테루히코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하였슴. 

이 사람은 오보카타 하루코가 제공한 세포를 이용하여  Chimeric Mouse를 제작하여 해당 세포가 만능성을 가진다는 것을 보이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했는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사용한 세포가 제대로 된 STAP 프로토콜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인지가 의문이 들었음.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STAP 줄기세포’ 를 다른 연구기관에 제공하여 분석을 하여 과연 이 세포가 제대로 된 세포인지를 확인하여 공표하겠다고 함.

그리고 Wall Street Journal 에 따르면 와카야마 테루히코는 네이처에 논문의 철회를 요청하였다고.

상황은 조금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 불로그 주인도 이 논문의 내용에 대해서 신뢰를 가지고 있던 이유라면 와카야마 테루히코가 이 연구에 참여하였다는 것이 주된 이유일텐데, 와카야마 자신이 이렇게 의구심을 가지게 된 상황에서는 이 연구가 과연 제대로 된 연구인지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 않을 수 밖에 없슴다. 추후에 소식이 나오면 업데이트하겠슴.

논문이  리트렉트되거나 하는 경우에는 블로그 포스트도 리트렉트 -.-;;; 해야겠죠. 단. 포스트는 남겨두고 다 삭제표시 할것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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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 전쯤 STAP Cell 논문이 등장하고 나서 큰 파장을 일으켰고, 과연 이것이 다른 세포에도 가능할 것인가, 아니 과연 다른 사람들의 손에서 재현이 될 것인가와 같은 것이 화제로 떠올랐다. 한달이라는 짦은 시간을 생각하면 아직 결론을 내기는 이르지만, 흔히 사람들이 생각한 것처럼 “아무 세포나 30분간 pH5.4에 담가두면 존나 짱센 만능세포가 되요” 는 아닌 것 같다는 것이 대략적인 공감대인 것 같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이것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잘 안되염’ 의 경우 많은 조건이 오보카타 등이 사용한 조건과는 틀리다는 점이다. 즉 오보카타는 논문에 분명히 명시한 조건이 있는데 이것은 샘플을 채취한 것은 태어난지 1주일 된 쥐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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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논문이 처음 나왔을때 나온 네이처의 요 기사를 잘 읽어보면

주변에 패션 전공하는 새끼들이 몇 명 있는데 존나 신기한게

처음에는 어른마우스의 세포를 가지고 실험을 했는데 잘 안되서 갓난마우스를 이용해서 하니 드디어 성공했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마우스의 나이가 중요하다라는게 바로 여기서 나오는데…

그러나 이런 것은 안보고 걍 사람, 래트, 늙은마우스, 젊은마우스, 이미 만들어진 셀라인 등 중구난방의 세포로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라는 게 최근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오보카타와 동일한 조건의 갓난마우스를 가지고 했는데도 잘 안되더라 하는 보고는 없었다. 즉 지금까지 사람들이 ‘재현이 안된다’ 라고 한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재현실험’ 자체가 아닌 것이다. 즉 재현 실험이라면 가능한 원 실험자와 같은 조건으로 해서 성공을 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 만약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원 실험자의 연구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주장할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일단 중구난방의 조건에서 지 ㄲ리는대로 실험해놓고 ‘재현이 안된다’ 라고 주장하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

결국 이러한 논쟁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결국 오보카타와 그 동료들이 한 실험을 가능한 동일한 조건에서 재현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리켄은 오늘 상세한 프로토콜을 공개했다.

프로토콜

원래는 논문 형태로 쓰려고 했는데 하도 지럴난리라서 빨리 공개한 것이라고..뭐 대충 뭐가 적혀있는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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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내용을 자세히 소개해봐야 줄기세포 업자도 아닌 본 블로그 주인의 밑천만 뽀록날 것이겠지만 뭐 일단 키가 되는 것만 살펴보자.

시료준비

1. 태어난지 일주일되는 쥐를 잡아서 시료채취를 하는데

(i) Adherent cells should be dissociated into single cells, either mechanically or enzymatically (by trypsin or collagenase). For the tissues described in Fig.3a (Obokata et al. Nature, 2014a), muscle, adipose tissue and fibroblasts were enzymatically dissociated, whereas others were mechanically dissociated.

세포는 효소적 혹은 기계적인 방법으로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야 되며

(ii) Primary cells should be used. We have found that it is difficult to reprogram mouse embryonic fibroblasts (MEF) that have been expanded in vitro, while fresh MEF are competent.

바로 잡은 쥐에서 얻은 Primary Cell을 써야하며 많은 사람들이 ‘재현실험’ 에 쓴 Mouse embryonic fibroblast 셀라인은 리프로그래밍하기 어렵다고 함.

(iii) For the experiments reported, we used a Oct-3/4-EGFP transgenic mouse line (Ohbo et al, Dev Biol, 2003; Yoshimizu et al, Dev Growth Differ, 1999), which is maintained by the RIKEN Bioresource Center as GOF18-GFP line11 transgenic mouse (B6;B6D2-Tg(GOF18/EGFP)11/Rbrc). Homozygotes of the transgene were used for the live imaging to obtain the enhanced signal.

요런 마우스 라인을 썼으므로 재현실험할때는 바로 요넘을 먼저 가지고 시도를 하는게 중요함

(iv) Cells from mice older than one week showed very poor reprogramming efficiency under the current protocol. Cells from male animals showed higher efficiency than those from female.

어쩌면 가장 중요한 조건인데, 태어난지 1주 이상된 쥐에서 나온 셀에서는 현재의 조건에서는 리프로그래밍이 거의 안된다고 함. 그리고 수컷이 암컷보다 리프로그래밍 효율이 높다고 함

2. 그리고 세포의 순도면에서

(i) The purity of the starting cells is important for achieving STAP conversion. For lymphocytes, contamination with red blood cells may inhibit the reprogramming event. When using adherent cells, the presence of extracellular matrix may interfere with reprogramming.

임파구에서 STAP 셀을 만드는 경우 세포의 순도가 중요. 가령 적혈구가 섞여있다든지 그러면 저해된다나.

(ii) Alternatively, red blood cells may be removed by suspension of the cell pellet in 1.8 ml of H2O (Sigma W3500). After 30 seconds, add 0.2 ml of 10Å~ PBS (Gibco 70011-044), followed by 3 ml of 1Å~ PBS (Gibco 10010-023), and strain the cell suspension through a cell strainer.

혹은 이렇게 제거해도 되고

3. 가장 중요한 pH 처리

(i) The buffering action of HBSS is weak, so carry-over of the solution may affect pH. Please adjust pH to 5.7 in cell suspension by the following method. First, suspend the cell pellet with 494 μl of HBSS pre-chilled at 4°C, then add 6 μl of diluted HCl (10 μl of 35% HCl in 590 μl of HBSS) to adjust to a final pH of 5.7. Please confirm the final pH in a pilot experiment, and optimize the volume of HCl added, as necessary. Alternatively, suspend the cell pellet in HBSS-pH 5.4 pre-chilled at 4°C.

사용된 버퍼의 pH유지능이 낮기 때문에 약간 딸려나온 국물(?)만으로 pH가 5.7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pH 위처럼 잘맞춰라

(ii) The HBSS we used is Ca2+/Mg2+ free (Gibco 14170-112).

(iii) Incubate the cells suspended in HBSS in a CO2 incubator.

(iv) Cell viability is a critical parameter in this step. Under optimal conditions, massive cell death is observed at two days after plating, as shown in Figure 1d (Obokata et al. Nature, 2014a).

컬춰한지 2틀째부터 세포가 죽어나가는게 키 ㅋ

(v) If you find massive cell death at one day after plating, it may be ameliorated by shortening the incubation period with low-pH HBSS solution to 15 min.

첫날부터 셀이 죽어나가면 pH 처리를 15분간만

여튼 꽤 자세한 프로토콜이 첨부되어 있으므로 도전해볼 분들이라면 해보시길. 아마 키포인트는 1주안된 새끼쥐사용, pH 처리하는 과정 등인듯. 그래도 안되면 뭐 리켄 앞에서 연좌농성이라도..ㅋㅋ

어쨌든 이제 모든 노하우 (더 있는것인지는 모르지만 ㅋ) 를 털어놓은 셈이니 문제는 이 방법 그대로 하면 만능세포가 나오냐, 안나오냐, 나온다면 얼마나 쉽게 나오냐가 관건일 것임네다. 그 다음에 과연 이게 쓸모있느냐, 어린쥐만 되면 사람은 안되느냐, 늙으면 죽어야함? 뭐 이런문제들은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 보자고들..

그리고 아직 논문 나온지 한달밖에 안 되었다. 만약 실험을 하는 이분야 업자들이라면..님은 논문에 나온 새로운 프로토콜 한달안에 셋업해서 해본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부터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실것. 남의 실험 혹은 테크닉을 내가 재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이 테크닉을 보다 재현성있고 적용범위가 넒은 것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줄기세포 하시는 업자님들이 하실 일. 날로먹는거넘좋아하면비브리오균이

업데이트 : 3월 10일, 이 논문의 공저자인 와카야마 테루히코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하였슴. 

이 사람은 오보카타 하루코가 제공한 세포를 이용하여  Chimeric Mouse를 제작하여 해당 세포가 만능성을 가진다는 것을 보이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했는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사용한 세포가 제대로 된 STAP 프로토콜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인지가 의문이 들었음.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STAP 줄기세포’ 를 다른 연구기관에 제공하여 분석을 하여 과연 이 세포가 제대로 된 세포인지를 확인하여 공표하겠다고 함.

그리고 Wall Street Journal 에 따르면 와카야마 테루히코는 네이처에 논문의 철회를 요청하였다고.

상황은 조금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 불로그 주인도 이 논문의 내용에 대해서 신뢰를 가지고 있던 이유라면 와카야마 테루히코가 이 연구에 참여하였다는 것이 주된 이유일텐데, 와카야마 자신이 이렇게 의구심을 가지게 된 상황에서는 이 연구가 과연 제대로 된 연구인지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 않을 수 밖에 없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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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당 논문의 내용이 어떻게 검증되고, 어떠한 후속결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잠깐 기다려보도록 하고, 이 껀을 정리해 보면서 몇가지 느낀점을 정리해 보았다.

1.”유별난 주장을 입증하려면 유별난 증거가 필요하다” Extraordinary claims require extraordinary evidences 

오보카타씨의 논문을 보면서 계속 느낀 것은 “이제 믿을테니 실험 작작하란 말이야!”

대개의 논문들을 읽으면서 ‘훗~ 겨우 이정도 일 하고 이런 걸 주장한단 말야? 뻥치시네~’ 하는 생각이 드는 것과는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ㅋ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오보카타 & 동료들도 처음부터 이러고 싶어서 그랬겠냐는 거다. 아마 이전논문읽어주기 때 쓴것처럼 처음에는 대충 Oct4 나오고 줄기세포 마커 나오고 메틸레이션 패턴 정도 보고 끽해야 테라토마 실험정도 끝낸다음에 우와~ 줄기세포 만들었삼 하고 논문 쓰려고 했겠지..

그러나 pH를 잠시 30분 동안 바꾸면 만능성이 생긴다는 어디 귀신시나락까먹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믿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양산형 iPS셀’ 만들때 보여주는 데이터 정도로는 부족했겠지. 아예 처음부터 기본 가정을 믿지 않는 리뷰어를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실험, 그것도 거의 과하다싶은 데이터를 뽑아야 했을듯.

뭐 하긴 처음에 pH 30분 내리고 사흘동안 컬쳐하면 Oct4 GFP  시그널 나온다 데이터보여줄때부터 skeptics들은 믿지 않았겠지..너님이 중간에 뭐 슬쩍해서 사진붙여놓은건지 알게뭐냐고 ㅋㅋㅋ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7일간 타임랩스 무비를 찍으면서 GFP-Oct4가 발현되는 것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든지. 이런게 이 사람의 논문에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인 초기 실험결과가 나온 이후에 무려 5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논문화가 될수있었다는 것이다. 즉, 흔히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하듯 누군가가 논읽남에서 읽어주듯이 pH 한번 바꿔보니 슥 GFP-Oct4 나와..그리고 술술술~ 이런 식으로 진행된것이 아니었다는 이야기. 그 수많은 데이터들은 결국 연루된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인 것이다.

사실 최근에 N,S (특히 S) 등에 나온 ‘기존의 생물학 상식을 깬다’ 고 나온 논문들에서 결여된 것은 바로 이러한 정신, 즉 ‘유별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유별난 증거가 필요하다’ 라는 기본적인 것을 망각한채, 제대로 된 검증실험 없이 부족한 데이터의 논문들을 불쑥불쑥 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예로, 2010년에 나와 세계를 들썩이게 한 논문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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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매우 불안정한 비소가 DNA와 결합하여 안정한 비산복합체를 이룰 수 없다는 기본적인 화학적인 의문에서 출발하여 결국 ‘비소미생물 DNA내에는 비소가 없더라’ 내지는 ‘이 미생물은 그저 높은 농도의 비소에서 사는 흔한 미생물일뿐’ 과 같은 결론이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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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고 대중적으로 화제가 될 주제이기 때문에 그닥 빡센 리뷰없이 과학적인 엄밀성이 결여된 논문을 영향력이 큰 학술지에서 함부로 실어주는 행태가 가져오는 폐혜는 극히 크다. 저 이야기 외에도 결국 황우석의 줄기세포 논문의 경우에도 좀 더 제대로 된 리뷰가 있었더라면 처음부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뉴스거리’ 라는 이유로 과학적인 엄밀성이 떨어지는 논문을 그냥 대충 실어주는 행태가 낳은 비극 중의 하나가 바로 그 껀이다.

그런 면에서 오보카타씨의 논문은 ‘Extraordinary claims require extraordinary evidences’ 라는 격언의 중요성을 잘 알려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즉, 너님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는 통큰 주장을 다른사람들이 믿어주길 원한다면 ‘저 쉑히 저러다 진짜로 세계를 정복할지도 몰라 ㄷㄷㄷ’ 하게 생각할만한 근거를 보여주라고..참 남말 같이 이런말을 쓰는구나 이 블로그 주인장은ㅋㅋㅋ

2. 전혀 새로운 돌파구는 외부에서 찾을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를 마무리하려면 결국 돌직구.

사실 이런 미친 연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오보카타씨가 응용화학부 출신이었고, 미쿡에서 연수받은 랩도 Charles Vacanti 와 같이 조직공학의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즉 발생학이나 생물학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면 이런거 처음 해보겠다고 하면 “……..저기염 동물과 식물의 차이를 아세염?” 부터 시작해서 한참 잔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즉 좀 심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멋모르고’ 덤벼들려면 좀 무식해야 한다는..ㅋㅋㅋㅋ

그렇지만 결국 이 연구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연구의 마무리를 한곳은 정통적인 발생생물학을 하는 리켄의 Center of Developmental Biology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와카야마 테루히코 라든지 요시키 사사이와 같이 동물복제 혹은 발생학 쪽의 구루급의 연구자들이 합류해서 기존의 줄기세포에 관련한 입증실험을 오승환이 돌직구 꽂아놓듯 지속적으로 수행했기 때문이 이 연구는 완성될 수 있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즉 이런 연구는 한 사람의 창의적인 생각,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닌 ‘팀’에 의한 업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흔히 과학에 대해서 개뿔도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과학연구를 어떤 사람 하나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헛소리.

즉 현대과학연구는 개인경기가 아닌 팀플레이. 김연아나 박태환은 잘하는데 과학자 너님들은 왜 이리 못났음 노벨상도 못하고와 이런 이야기를 내 앞에서 하는 자는 맷집을 키우고 와라. 조던이나 메시가 아무리 킹왕짱인 플레이어라고 해도 혼자 뛰어서 5명이나 11명이 뛰는 상대팀을 이길 도리가 있겠냐. 

3. 젊은 연구자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진짜 이유

흔히 젊은 연구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야 하는 이유로 ‘젊은 사람이 아무래도 생각이 다채롭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되지..나이많은 사람은 머리가 굳어서 ㅋㅋ’ 이런식으로 생각하곤 한다. 그렇지만 사실 그것은 착각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경험이 없는 젊은 연구자들은 흔히 도그마에 빠지기 쉽고, 논문 혹은 교과서에 나오는 것을 그대로 신봉하였다가 연구의 쓴맛을 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연구를 접고 쳐노는 늙은 연구자 코스플레이어들이야 머리가 굳을 수 있고 새로운 생각을 못할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연구에 관심을 갖고 일을 하는 나이먹은 연구자는 일종의 만랩 RPG 플레이어와 같은 존재이다. 레벨 08 쪼랩넘들의 아이템이래봐야 뭐 있겠냐고ㅋㅋㅋㅋ 솔직히 진짜로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생각은 경험많은 늙은 현업연구자에게서 나올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늙은 연구자 코스프레이어만 많다는게 함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그건 젊다는 것은 아무래도 앞으로 뭘 해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즉 한번 망해도 두번할 시간이 있다는 소리고, 좀 더 리스크한 연구에 뛰어들어서 대차게 망해도 재기의 기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번 망하면? 뭐 닭집은 힘있을때 젊을때 시작하는게 낫다 그렇지만 나이많고 딸린식구많은 연구자들은 비록 창의적인 연구를 할 포텐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이리스크의 일에 손쉽게 뛰어들긴 힘들겠고 안정적인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고.

따라서 젊은 신진연구자의 기회를 주고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무모하거나 때로는 쳐돌았다는 생각이 드는 아이디어를 보다 경험이 많은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가능하려면 또 다른 전제조건이 필요한데, 젊은 연구자이건, 중견급 연구자이건, 아니면 만랩은 이미 20년전에 찍은 호호백발 원로과학자이건 과학적인 문제에 대해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젊은 연구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펴지 못하고, 그냥 연구에서 손뗀 연구자 코스프레이어들의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가는 토픽에 매몰되는 상황에서는 진짜로 혁신적인 연구는 이루어지기 힘들다.

4. 일본은 자연과학에 있어서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다. 

한국이 일본과 삐까뜨거나 앞서는 분야는 딱 두가지 정도 있는데,

1. 셀폰 만들기를 잘하는 모기업

2.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연아빼면 것도 아니지만)

이러한 몇가지 분야에서의 성과로 한국이 일본과 비슷한 레벨이라는 착각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미몽에서 깨어나라. 적어도 자연과학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넘사벽>>>>>>>한국이며 이것은 아마 향후 20년 내에 변화하기 힘들다.

왜 그럴 수 밖에 없는가? 이전에도 한번 쓴 이야기지만 일본의 근대과학은 19세기 말 메이지 유신 이후부터 시작되어, 20세기 초반에서는 벌써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연구가 일본 국내에서 수행되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아무리 길게 잡아도 1980년 이전에는 제대로 된 자연과학 연구를 하지도 않았다는  불편한 진실을 대중들은 잘 모른다.

과학연구의 역사가 일천하다는 것이 가져오는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아직도 한국에서는 ‘과학’ 이 뭔지에 대한 개념조차 존나 없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우리가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필요한 ‘뭔가’ 정도로 이해하지….다시 한번 말하겠는데 과학은 우리가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하는 뭔가가 아니라 우리가 잘먹고 잘살고 있다는 것을 미래의 후손에게 인증하기 위해서 하는 뭔가다. 가령 오보카타씨의 연구에서 내가 흥분하는 것은 이게 무슨 줄기세포를 손쉽게 만드는 방법이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사람과 당근이 재생능력에서 어떤면에서 별 차이 없다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놀라는 거지.

5. 논문 쓰는 것에 비면 논읽남 쓰는 것 쯤이야…개껌 ㅋ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하긴 한데, 사실 그 글은 내 자신의 연구논문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글이 잘 안풀릴때 딴짓하는 와중 짬짬히 시간내서 쓴 글이다. 지금 마무리해서 서브미션한 논문은 아마도 오보카타씨가 낸 그 괴물스러운 논문의 분량의 한 10% 정도 될까말까..그러나 이 논문을 쓰는데 여태까지 들인 시간은 논읽남 글 쓰는데 들이는 시간의 100배 정도 들였고 (여기서 들인 시간이라는 것은 ‘실제 데이터를 뽑은 시간’ 이 아닌 순전히 논문의 데이터를 정리하고 글을 쓰는데 걸린 시간을 의미함) 아마 앞으로 논문이 퍼블리시 될때까지는 이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 것이다.

하물며 오보카타씨의 그 무시무시한 논문에 들어간 시간에 비하면 그넘의 논읽남 글이야 뭐 ㅋㅋㅋ 개껌이다. 솔직히 저런 글 만개 정도 (상당히 너그러운 평가) 쓸 정도의 노력이 드는 일이 저 논문 두 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저 논문 두 편에 저자를 포함한 관련된 인원 10명의 약 5년간의 청춘이 집약된 것이 저 논문이라는 것을 아시는 것이 좋겠다.

즉, 지금 내가 심심풀이 땅콩처럼 풀어나가는 논문은 누군가의 최소 몇년간의 피와 눈물과 땀의 산물. 아마 저 논문 하나때문에 차인남친여친이 몇명이며 솔로부대에 다시 합류한 인원은 몇명일까 그러나 이런 것이 결국 인류가 발전해 나간 방식이며,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그것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과학자라고 한다.

즉 과학자는 세상을 바꾸며, 우리가 바꾼 세상에 대해서 씨부렁거리는 것은 너희들에게 맡겨두겠다. 문돌이넘들이 할일은 우리의 설겆이

업데이트 : 3월 10일, 이 논문의 공저자인 와카야마 테루히코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하였슴. 

이 사람은 오보카타 하루코가 제공한 세포를 이용하여  Chimeric Mouse를 제작하여 해당 세포가 만능성을 가진다는 것을 보이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했는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사용한 세포가 제대로 된 STAP 프로토콜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인지가 의문이 들었음.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STAP 줄기세포’ 를 다른 연구기관에 제공하여 분석을 하여 과연 이 세포가 제대로 된 세포인지를 확인하여 공표하겠다고 함.

그리고 Wall Street Journal 에 따르면 와카야마 테루히코는 논문의 철회를 요청하였다고.

상황은 조금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 불로그 주인도 이 논문의 내용에 대해서 신뢰를 가지고 있던 이유라면 와카야마 테루히코가 이 연구에 참여하였다는 것이 주된 이유일텐데, 와카야마 자신이 이렇게 의구심을 가지게 된 상황에서는 이 연구가 과연 제대로 된 연구인지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 않을 수 밖에 없슴다.  

그리고 논문의 핵심 데이터를 관계없는 데이터로 복붙한 혐의 등이 드러나고 있는 관계로 해당 논문의 진위에 대해서도 심각한 의심을 갖게 되었슴다. 따라서 이 논문의 과학적 진위가 완전히 판가름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본 포스팅도 따라서 흑역사화됩니다. 참고삼아, 문제점이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는 붉은색으로 강조하여 업데이트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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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여러분들은 지금 하일성 해설위원의 해설로 듣는 김연아 프리스케이팅 경기 중계를 듣고 있는것과 마찬가지라는거 아시죠? 전 줄기세포 업자아니므로 기술적인 설명및 구체적인 데이터 해석에 오류가 있을수 있슴다.  

자 오늘은 진짜 읽는다. 예습자료

먼저 메인 논문

주변에 패션 전공하는 새끼들이 몇 명 있는데 존나 신기한게

이 연구는 제일저자이자 책임저자인 오보카타씨가 와세다 대학의 박사과정일때 하버드의 Vacanti 라는 사람의 랩으로 교환연구생 식으로 일하러 가서 시작되었다. 이 Vacanti 라는 사람은 이전에 이걸로 유명해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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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Ear Mouse’라고 하는 요런 쥐를 만들어내서 사람들을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하였으나, 사실 저 쥐가 얹고있는 것은 그저 귀 모양으로 연골조직을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소위 ‘Nude Mouse’ 에 이식한 것이고 실제 귀는 아니다. 이런 논문으로 나오긴 했었다.

이 사람은 원래 마취과 의사이고 전공은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이다. 논문 목록 즉 전통적으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사람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아니라는 이야기. 그것도 그럴 것이 이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는 종래의 주류 줄기세포 / 발생학의 전통과는 좀 다른 방향에서 시작되었고, 추구하는 방향도 좀 틀리다는 이야기이다. 이 사람과 이 사람의 형인 Joseph Vacanti 라는 사람이 네임드로 있는 ‘Tissue Engineering’ 의 정의가 처음 규정된 것은 1993년이다.

참조

뭐 자세히 설명하긴 귀찮고, 이전부터 기존의 줄기세포를 연구하던 사람들이면 상당히 이단스럽게 여길 이야기들을 해 왔는데

– 물리적인 손상에 대해서 동물은 스스로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상처가 아물고 등등)

– 성인의 체내에는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 비스무레한 것이 존재하고

– 이러한 것들이 새로운 세포로 분화되어 상처가 치유될 수 있슴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은 어디까지나 ‘소수파’ 로 남아 있었다. 대개의 반응 ‘이 의사양반 어디서 약을 팔어’ 그런데 이 랩에 와세다 대학 응용화학부 박사과정인 오보카타라는 사람이 연구생으로 2011년에 연수를 가게 되었다. 오보카타라는 사람 역시 생물학을 학부때 공부한 사람이 아닌, 화학베이스의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선무당들이 생사람 아니 생쥐를 잡는현장이 요기잉네?

암튼 오보카타가 제일 처음 실험을 한 것은 다음의 가설이었다. “포유동물에서 외부 환경적 자극에 의해서 완전히 분화된 세포가 줄기세포와 비슷하게 될수는 없을까? 도룡뇽이 팔다리를 잘리면 재생을 하듯이..“

웬만한 생물학 전공 교수한테 이런 프로젝트 하겠다고 하면 그 얼굴이 어떨지가 궁금해지는데 “레벨88 교수님이 재떨이던지기를 시전합니다”

이런 가설에 따라서 물리적인 자극, 즉 온도, 물리적인 스트레스, pH 등등등 온갖 개잡다한 조건으로 세포를 고문하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줄기세포가 아닌 분화된 세포가 줄기세포적인 성질을 가지게 되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간단히 모니터링하는가? 이를 위해서 이전에 개발된 Oct4 프로모터에 GFP가 들어가 있어서 세포가 만능성 (Pluripotency) 을 가지게 되는지의 여부의 중요한 마커인 Oct4의 발현을 GFP 형광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마우스를 이용하여 (문헌)

즉 이 마우스 잡아서 혈액의 구성성분을 만드는 지라(Spleen)에서 완전히 조혈세포로의 길을 걷도록 분화되어 더이상 줄기세포관련 마커를 발현하지 않는 체세포인 CD45+ 조혈모세포를 분리한 후 여기에 이런저러한 자극을 주었다.온도, 스트레스, 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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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pH 5.7 에서 약 25분 처리를 하니 Oct4가 발현되어 GFP 시그널이 뜨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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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말보다 동영상 고고 

약 7일에 걸쳐서 세포를 배양하면서 사진을 찍어서 동영상을 만든것인데, 똥글똥글한 조혈모세포 중간에서 보면 알다시피 약 3일째부터 초록색 형광, 즉 줄기세포의 마커인 Oct4가 발현되는 너부적한 세포가 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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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쎌과 GFP 형광발현되는 쎌을 숫자로 세서 정량화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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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성 용액으로 30분간 처리를 하고 배양한 후 첫날부터 3일까지는 전체적으로 살아있는 세포가 확 줄지만 죽어가는 세포중에서 Oct4 발현이 되기 시작한다, 즉 만능분화를 할 수 있다는 조짐을 스리슬쩍 보이는 것을 알수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상당히 놀라운 발견이지만, ‘풋, Oct4만 발현된다고 줄기세포로 볼수있겠음? 그리고 이건 Oct4 프로모터에 GFP 달린 컨스트럭트인데, endogenous 한 Oct4 나왔음?” 하는 이야기가 당연히 나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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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4-GFP만 있는게 아니라 Oct4, Nanog, E-Cadherin 등의 마커들이 다 뜬다.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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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레벨에서 ES 셀에서는 다 뜨지만 분화된 CD45+ 셀에서는 안뜨는 마커인 Nanog, Sox2 등이 저 초록색 괴세포에서 다 뜨는건 기본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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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ES셀에서는 항상 개빵빵하게 발현되는 Oct4, Nanog 등의 프로모터에는 거의 메틸레이션이 되어있지 않지만, 분화되면 메틸레이션되면서 장치가 정지합니다 하는게 보통인데 초록색 나오는 괴세포는 Oct4, Nanog프로모터의 메틸레이션이 다 풀려있었다. 반면 같이 컬쳐해서 똥글똥글하게 남아있던 넘들은 메틸레이션된 상태로 이런 유전자가 남아있었다.

그다음에는 이렇게 만능분화력을 가졌는지를 알아보는 차례로써 세포외에서 내배엽, 외배엽, 중배엽으로 분화하는지를 알아보는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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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발현해서 해당하는 세포에 상응하는 마커단백질을 잘 발현하는 것을 알수있다. 분화능력 OK.

그다음에는 이렇게 형성된 세포를 쥐에 찔러서 테라토마를 형성하는지를 보는 실험. 즉 실제생물 외가 아닌 실제 쥐 몸속에서도 분화능력이 있는지를 보는 실험으로써 줄기세포계에서는 거의 기본메뉴로 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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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염색그림, 즉 각각의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에 해당하는 마커를 발현하는 그림이 바로 자신의 박사과정 논문때의 관계없는 결과 사진을 그대로 복붙한 그림으로 밝혀짐.

되는데요…Lv8벌레님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사실 야마나카 아저씨가 iPSC 를 처음 만들었을때는 아마 요정도의 실험만으로 해당 세포가 pluripotency를 가진다는 것이 입증된 ‘줄기세포’ 라는거라고 논문이 나갔다. 아마도 예상컨대 이정도의 데이터가 모였을때 (한두개의 데이터가 빠졌을수는 있겠지만) “우와 pH 만 바꾸는 것만으로 줄기세포 만들수 있ㅋ음’ 하고 중추신경 잡지에 논문을 던졌을거다. 그러나 아마도 이 단계에서 ‘…..못믿겠씀’ 정도의 이야기가 나와서 논문이 리젝이 되었겠지…

그런데 지금 이렇게 만든 세포가 과연 흔히 말하는 ‘줄기세포’ 인가에 대해서 몇가지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줄기세포의 골드스탠다드라고 알려진 배아줄기세포 (ES 세포라고 뒤에서부터 약칭) 의 특징을 요약하면

(1) 만능성 (pluripotency) 을 가진다. 즉 개체를 이루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2) 자기재생능력 (Self-Renewal) 을 가진다. 즉 일단 분화된 세포가 몇대의 분열을 거치면 더이상 세포의 성질을 유지하지 못하는데, 줄기세포는 언제나 만능성을 가지며 자기복제를 유지할 수 있는 성질을 유지한다.

그런데 여기서 만들어진 ‘괴세포’ 는 만능성은 확실하지만 자기재생능력은 극히 제한된다는 묘한 특징을 보여주었다.  나갈때는 마음대로지만 있을때는 아니란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만들어진 ‘괴세포’ 가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세포는 아니라는 것을 암시해준다. 그리고 ES 셀의 경우에는 세포를 개별적으로 분리해두면 자기복제하면서 디글디글 붙어자라는 소위 ‘콜로니’ 를 형성하는 것이 특이점인데 여기서 만들어진 ‘괴세포’ 는 그런 능력이 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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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셀은 세포를 낱개로 분리하여 3일을 키우면 복제되며 디글거리는 콜로니 형성. 그러나 이 괴세포는 그런거 읍ㅋ다  즉 결론은 이 세포는 ES셀처럼 완벽한 만능분화능력을 지니나, 자기재생능력은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

그다음에 알아본 의문은 “과연 조혈모세포만 되나? 다른세포는?” 에 대한 의문이다. 골수, 뇌, 간, 연골등등 온갖 잡세포들에 대해서 동일한 처리를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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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조직이나 세포에 따라서 효율은 차이가 있을지언정 결론은 항상 ‘되는데염?’

즉 pH 낮은솔루션에 푸욱 30분 동안 담궜다 7일키우면 다 Oct4-GFP 세포뜨고, 이런것들에게 줄기세포마커 5종세트 (Oct4, Nanog, Sox2, Klf4, Rex1) 발현조사해보니 다 나오고…즉 결론은 세포를 안가립니다….

아마 여기까지 데이터 뽑고 또 한번 논문 던졌을거다. 그러나 누군가 리뷰어가 ‘너네 세포가 하나의 완전한 개체가 되지 않는이상 몬믿게따.’ 딴지걸었을거다. 그리하여 쥐복제를 세계최초로 하고 핵이식에서는 신의손이라고 불리는 와카야마 테루히코라는 사람의 역할이 여기서 부각된다.

참고로 이사람이 최근에 한 일 중의 하나는 쥐 (마우스)를  복제하고 복제한걸또복제하고를 무려 25대에 걸쳐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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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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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복사장인

아마도 오보카타씨가 최초 연구를 시작한 곳은 미쿡이었지만, 이 연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위를 마치고 리켄으로 포닥을 시작했을 것 같다.

여튼 여기서 보여준 것은 약산성 용액으로 처리하여 만들어진 셀을 마우스 배반포에 이식하여 과연 이 셀이 태어나는 개체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가히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하면 이것을 보여주는 증거의 종지부격인 실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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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줄로 요약하면 ‘되는데요?’ 이제 너의 패턴은 다 예측되었다

이사람들이 한 일은 이렇다.

– 일단 GFP가 전체적으로 발현되는 (처음에 쓰였던 Oct4-GFP와는 다르다) 세포로 그넘의 짱센세포 (이제 이름을 붙였다.  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의 약자로 STAP Cell이라고 부르겠다) 를 만들고 이 세포덩어리를 칼로 찍 잘라 마우스의 배반포에 찔러넣었다. 일반적으로 형질전환생쥐를 만들때 하는 방법이다.

–  이때 정상적인 배반포와 tetraploid (4N) 로 만들어진 배반포에 동시에 찔러넣었다. teraploid 로 만들어진 배반포 유래의 세포는 염색체가 보통의 2배가 들어있는 상태이므로 배반포 단계까지는 발생이 가능하지만 착상된 이후에는 싸그리 다 죽어서 남아나지 않는다.

– 즉 정상적인 배반포 + 초록색 형광이 나는 STAP Cell 을 찔러넣은 경우에는 반포 유래의 셀 + STAP Cell 유래의 셀이 섞여있는 가 나오며

– tetraploid (4N) 배반포에 형광이 나는 쥐 STAP Cell을 찔러넣은 경우에는 4N 유래의 배반포유래의 셀은 착상후 다 죽고, 즉 STAP Cell 유래의 셀 (초록색 형광이나는) 로만 이루어진 쥐가 나온다.

형광 (즉 STAP Cell에서만 유래된 셀로 유래된 쥐) 이 나는 쥐의 심장박동

이제 끝이겠지? 했는데 아직도 더 보여줄게 남았다. 이건 미친짓이야 여기서 나가겠어 살다살다 정말 징한 인간들이다.

앞에서 만들어진 STAP 셀은 ES셀과는 다르게 자기재생 (Self-Renewal) 능력이 극히 떨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콜로니도 형성안하고. STAP 셀은 만들어진 조건에서 계속 키우면 3일만에 다 죽어버린단다. 그런데 이 배지에 기존에 ES셀을 키우는데 사용하는 배지로 배지를 바꾸니 STAP 셀은 마치 ES셀과 비슷한 셀로 짠~ 변신을 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렇게 형성한 세포를 분리하면 마치 ES 셀과 같이 콜로니형성하고, 테라토마 형성하고, ES셀과 마찬가지로 4N 배반포에 찌르면 ES셀 유래의 chimeric mouse 만드는 식으로 마우스를 만들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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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쳇, 만능성을 가졌다곤 라곤 하지만 진정한 줄기세포가 아니야 너님들의 셀은’ 하고 딴지를 걸었더니  ‘풋, 이걸로 레알 줄기세포를 만들면 되지‘ 하고 간단한 배지교환으로 완전히 ES셀과 비슷한 줄기세포를 만들어 버렸다. 뭐야 이넘들 무서워….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줄기세포를 STAP-Stem Cell 로 명명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줄기세포는 기존의 ES 셀과 마찬가지로 다른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가? 당근빠따구요…쥐를 통째로 만드는데 그게 안될까. 인증동영상으로 STAP 셀 만들고 이것을 STAP-Stem Cell 로 전환하고, 여기서 기존에 알려진 방법대로 심근세포로 전환했다. 세포가 쿵쿵 뛰는 ㅋㅋ

물론 여기에 소개되지 않은 보조데이터들도 더 있으나 지면이 부족해서 (보다는  내가 지쳐서) 암튼 보통 iPS 셀을 새롭게 만들었다에서 여러개의 논문에서 보여줄 내용을 한꺼번에 보여줘서 완벽한 만능성을 가지는 세포, 여기서 한번 더 변신하면 줄기세포가 되는 세포를 단순히 pH 좀 낮춰주는 것만으로 만들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준 셈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ㄷㄷㄷ 펀치는 원투스트레이트가 제맛이죠 고만해 이 미친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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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별도의 논문이 나가는가? 이를 위해서는 지난번에 알아보았던 배아의 발생과정 그림을 다시 꺼내올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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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Zygote 단계가 되면 이때는 Totipotency 하다고 한다. 만약 두 세포로 분열된 상태에서 이걸 두개로 쪼개면 그대로 각각의 배반포로 진행되어 완전히 동일한 유전정보를 지니는 일란성 쌍동이가 태어난다. 이렇게 8세포 전까지의 모든 세포는 동일하며, 이때의 세포는 이론적으로 세포 하나하나가 개체로 발생할 수 있는, 전능성 (Totipotency)을 지닌다고 한다. 그렇지만 일단 세포분열이 8세포기를 지나서 배반포를 형성하게 되면 배반포는 크게 2종류의 세포로 나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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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반포의 외부를 이루는 trophoblast (이건 나중에 태반이 된다)

2, 내부 세포괴 (Inner Cell Mass)를 형성하는 embryoblast (태반을 제외한 모든 세포를 이룬다) 

즉 embryonic stem cell 을 만들었다고 하면 보통 내부세포괴에서 스템셀을 뽑아냈다라는 이야기이이다.

그런데 앞서 논문에서 여기서 만든 STAP 셀은 ES셀과는 좀 다르지만, ES셀과 비슷하게 만들어질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STAP 셀을 쥐의 blastocyst 에 찔러서 쥐를 만들어보니, 경천동지할 사건이 ‘또’ 일어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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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a 에서는 GFP를 발현하는 통상적인 ES셀을 배반포에 찔러서 chimeric mouse를 만들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GFP 형광을 발현하는 ES셀을 ICM에 섞어주게 되니 나오는 마우스에서는 당연히 형광이 나오지만, 배반포를 구성하는 tropoblast 는 GFP 형광을 발현하지 않고, 찔러준 ES 셀은 trophoblast로 갈 수가 없으므로 태반에는 형광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STAP Cell 을 앞의 논문처럼 잘라서 배반포에 때려넣으니, 태반에 형광이 똭!

태반에 형광이 똭! 했다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하면,

8세포기까지의 배아는 세포 하나하나가 전능성(Totipotency)을 가지고 있는데

요기서

– ICM이루는 ES Cell

– 배반포의 껍데기이며 나중에 태반이 되는 Trophoblast

이게 이렇게 새끼를 칠 수 있는데,

STAP 셀을 찔러넣으면

1. ES Cell도 되고,

2. Trophoblast도 되고.

즉 STAP 셀은 ES셀과 Trophoblast가 동시에 될 수 있는, 일종의 전능성 (Totipotency)를 가지고 있는 세포라는 것이다. 앞서 논문에서 언급하였듯이 STAP 셀은 그 자체로만은 ES 셀과는 조금 성질이 틀리지만 ES셀과 거의 같은 성질을 가진 STAP-Stem Cell로 변환될 수 있다. 그렇다면 STAP 셀을 Trophoblast 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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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말하면 된다. STAP 셀에 fgf4 라는 팩터를 처리하면 trophoblast 와 유사 세포가 되는데, trophoblast의 특징으로는 Oct4 가 발현이 안된다는 것. 그리고 cdx2 라는 단백질이 trophoblast의 마커이다. STAP 셀에 fgf4 처리하면 Oct4 발현은 줄어들고. 특이한 것은 STAP 셀에는 원래 cdx2 가 발현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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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STAP 셀은 조건에 따라서 ES셀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는 세포로 변화할수도 있으며, trophoblast 의 성격을 가진 세포로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 즉 이 세포는 기존에 알려진 단순한 ‘줄기세포’ 가 아닌 그보다 한단계 위의 분화능을 가진 세포라는 것. 마치 수정 직후의 배반포가 되기 전의 morula 단계의 배아세포 (개별 세포가 하나의 개체가 될 수 있는 전능성을 가진)와 비슷한 세포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서 결국 결론이 뭐냐?

1. 완전히 분화된 세포를 pH 5 정도의 약산성에 처리하는 것만으로 기존에 알려진 어떤 줄기세포보다도 분화능이 뛰어난, 거의 전능성을 가진 괴물세포가 창조되었다.

2. 그동안의 배아줄기세포,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iPSC 등 인간이 분리해 낸 어떤 줄기세포류보다도  한단계 위의 만능성을 지닌 세포이다.

3. 조건에 따라서 포유동물의 경우 단순히 외부적인 환경자극에 의해서 줄기세포가 생길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팔다리가 잘리면 이것이 복원되는 도룡뇽의 능력 중 일부는 쥐나 사람에게도 남아있을지 모른다라는 생물학적 상식을 초월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이것은 포유동물의 완전히 분화된 세포도 조건에 따라서 당근 (….) 수준의 전능성을 가질 수 있다라는 것을 암시하는 거의 충공깽스러운 연구이다. 세포가 전능성을 가질수 있다는게 무슨 의미냐면, 내 팔에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이용하여 복제를 한다면, 기존에는 난자의 핵이식을 통한 체세포 핵이식 방법이 유일한 방법이었지만, 이젠 아예 이런 과정이 필요없는 복제가 가능할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아직은 안된다. 안해봤으니까.ㅋㅋ

다르게 말하자면 그나마 난자 쥐어짜내기로 개복제는 했어요 복제 줄기세포는 못만들었지만으로 연명하시던 어떤 분은 이제 그 복제기술 자체가 동물복제에 있어서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되버렸다는 의미일수도 있다. 

(아님 최후의 기회라면 시베리아에서 캐온 맘모스 세포는 오랫동안의 스트레스때문에 이미 STAP 셀과 비슷한 상태로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걍 눈딱감고 코끼리 자궁에 넣어보는것도 차라리 나을수도 있다. 전능성을 가진 세포면 맘모스가 똭!)

그러나 다음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1. 아직은 쥐, 그것도 태어난지 2주밖에 안되는 쥐에서 유래된 세포에서만 성공하였다. 어린쥐는 되는데 어른쥐는 안된다

왜 어린쥐와 어른쥐의 세포가 틀린지도 매우 궁금하기 짝이 없다.

2. 사람 등등의 다른 동물에서 유래된 세포에서 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지금 누군가들은 열라게 하고 있을 것이다)

3. pH 를 낮추는 간단한 처리가 유전정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도데체 무슨 일이 일어나서 이러한 리프로그래밍을 이루는지는 아직 모른다. 

이거 하나 밝힐때마다 오보카타씨는 중추신경 논문이 하나씩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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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걸 가지고 재생의학이 어떻게 될것이냐, 과연 쓸모가 있을것인지는 해보기 전에는 잘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http://www.ncbi.nlm.nih.gov/pubmed/16904174 츠자는  판도라의 상자를 지금 열어버린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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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 기억에 완전한 무명에서 이런 충공깽스러운 내용을 들고나온 과학자는 그닥 많이 못봤다.

그러면 이런 것을 물어볼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당시 황모씨가 줄기세포를 진짜로 만들었으면 그것과 이것을 비교하면?”

황모씨가 진짜로 줄기세포를 못 만든 게 이제와서는 한국의 천운이 되버렸다. 

난자를 기증하고, 난자를 쥐어짜내기하는 온갖 개삽질을 하면서 줄기세포를 하나 만들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난자따위는 전혀 필요없으며, 줄기세포의 골드스탠다드인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보다도 짱센 킹왕짱 세포가 약산성 처리만으로 나오게 된 상황이 왔더라면 거의 국민적인 개맨붕에 빠졌을것이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가 넘 어렵습니까? 그러면 이런 비유는 어떨지. ㅋ 뭐 이것의 임팩트를 생물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비유한다면 대충 이런 소리다.

아이폰이 깨지거나 고장나면 어떻게 하나요?
애플케어를 아예 처음부터 가입하거나
돈내고 유상 리퍼를 받거나,
아니면 사설수리를 찾거나,
아니면 이베이에서 부품을 사서 분해서서 자가조립을 하거나..
뭐 이런 삽질을 하고있는 와중에

클*랑이나 뽐* 사이트에  ‘고장난 아이폰, 떨어져서 깨진 아이폰을 뜨뜻한 아랫목에 30분 이불덮어 놓아두면 리퍼, 아니 비니루도 안뜯은 케이스에 담긴 넘으로 재생되요‘ 하는 이야기를 들은 기분?

그래서 ‘와 유딩돋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했는데 속는셈 치고 아랫목에 이불덮어놔봤엌ㅋㅋ

그런데 이불을 들추니 박스도 안뜯은 아이퐁이 똭 놓여있어…뭐 이런수준의 이야기임.

이해되심?

뭐 차후의 변동과정은 그때그때 논읽남 하겠슴다.

오늘의 논읽남은 장안의 화제인 논문을 다루어보도록 하자.

Obokata et al., Stimulus-triggered fate conversion of somatic cells into pluripotency, Nature 2014

Obokata et al., Bidirectional developmental potential in reprogrammed cells with acquired pluripotency, Natur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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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많이 나오신 이 츠자 양반 논문 말이다. 과연 이렇게 뉴스로 떠들만큼 대단한 일인가?

“넹”. 제곧내라니깐요

물론 과학즈질만담블로그인 본 블로그에서는 오보카타 박사님의 독특하신 실험복 패션에 대해서 좀 떠들다가 지나갈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본 연구소의 본 사명인 세계정복을 위한 괴수창조에도 영향을 받는다) 도데체 이 양반이 한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뒤벼보도록 하자. ㅇㅋ? 그러나 본 블로그 주인장은 어디까지나 줄기세포 업자가 아닌 관계로, 여기서 다루는 내용의 깊이란 하일성이 해설하는 월드컵 축구경기의 전망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것을 미리 전제에 깔아두고자 한다.

일단 줄기세포가 뭐냐에 대해서……2005년 겨울에 열심히 공부하셨다구요? 지금쯤 쿨타임 돌아왔습니다. 반납하셨을테니 잠깐만 알아보도록 합시다?

1. 한국인이면 제발 줄기세포 좀 응원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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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키피디아 (stem cell 치고 구글 이미지 검색하면 일빠로 나오는 그림)

우리는 “야 이 단세포같은 녀석들아” 하고 세포 하나짜리 생물을 개무시하곤 하지만 그러지 마라. 너네들도 옛날에는 세포 하나짜리였다. 즉 유전자 한쌍조차 아닌 달랑 n=23 개 DNA들고 만난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생긴 최초의 세포를 Zygote 라고 하는데, 여기서 우리를 이루고 있는 모든 세포가 만들어진 것이느니라.

세포가 한넘에서 두넘, 두넘에서 네넘, 네넘에서 여덟넘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수정후 며칠간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때까지의 세포 하나하나는 한넘이 완전한 개체를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뭐 업자용어로 전능성 (totipotency)을 가졌다고 카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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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8개 세포기를 지난 배아는 이때부터 역변하기 시작하는데, 세포의 갈림길이 이루어지는게 바로 배반포 (Blastocyst) 단계이다. 이게 바로 그 황빠님들이 좋아하던 그 배반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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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말안해도 위키피댜래니깐

이때부터 세포는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외부를 이루고 있는 세포를 trophoblast 라고 하며, 이는 나중에 태반을 이루는 성분이 된다. 내부에 있는 내세포괴 (Inner Cell Mass)가 진짜배기인데, 바!로! 줄기세포라는넘이 내세포괴에 있다는것이고, 이 내세포괴에 있는 줄기세포는 생물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그런데 왜 이게 중요하냐구?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당근(…)이나 도룡뇽(-.-) 보다 조낸 열등한 존재인데, 우리가 사고로 팔다리를 잃었을 경우, 뭐 그럼 땡. 그런데 도룡룡느님은 잘린 팔을 재생하신다.

당근느님은 뿌리에서부터 통째로 당근을 재생해 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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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물의 영장이신 호모 싸피엔스느님은 이게 안된다! 즉, 앞에서 말한 배아단계, 즉 배반포가 되기전까지는 그게 가능하지만, 배반포가 생기고, 그 이후부터 게임컨티뉴를 누른 다음에는 리로딩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매우 좋지 않은 곳에 총알이 지나간 심모 형님은  K.O. J. A 가 될수밖에 없는 것이고, 교통사고로 척수가 마비된 사람들은 영영 다시 일어설 수 없는 것이다. 당근보다, 도룡뇽보다 못한 우리 호모싸피엔스. 참 후졌죠?

당근보다, 도룡뇽보다도 열등한 호모사피엔스의 처지에 낙담하지 않고 “나의 호모싸피엔스는 그렇지 않아!” 를 외친 분들이 계셨다. 이들이 주목한 것이 발생과정에서 사람등의 포유동물도 어느 시점에서는 전능성 (totipotency)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배반포 단계에서 모든 세포로 발생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아니 뭔가 뭐시기 짱센세포를 뽑아내면 이걸 가지고 사람도 매우 좋지 않은곳에 총알이 지나가도 이것을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등등의 깜찍한 기대를 가지고 여러사람이 달라붙어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반에 쥐의 수정란에서 배아줄기세포 (Embryonic Stem Cell)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 이후, 1998년,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톰슨이라는 아저씨가 인간배아로부터 최초로 배아줄기세포를 뽑아서 배양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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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줄기세포 콜로니.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게 함정. 세포를 이식을 하던 장기를 만들던 문제는, 사람은 자신의 유래의 세포가 아니면 남의 것으로 인지하는 면역반응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유전정보가 동일한 줄기세포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 그런데 난자와 정자를 수정하여 만들어진 배아라면 결국 자신과는 다른 유전정보를 가질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수정란에서 유래된 배아줄기세포는 의학용으로는 그닥 쓸모가 없다라는 이야기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21세기 전반부에 일어난 일은, 체세포 핵이식 (Somatic Cell Nuclear Transfer) 에 의해서 복제배아를 만드려는 시도였다. 여기서 복제양 돌리까지 설명하긴 넘 귀찮다. ㅋ 걍 구글이미지 검색 신공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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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체세포에서 핵치환을 한 다음 생성된 배반포를 자궁에 이식하면 복제동물을 만들 수 있지만, 이것을 배반포 단계에서 줄기세포가 들어있는 세포내괴 (Inner Cell Mass)를 취한후 이걸 배양, 참 쉽죠?

쉽긴 개뿔…….동물복제의 경우 일단 복제배반포까지 만든 다음 일단 자궁에 때려넣으면 대개는 죽지만, 어쩌다 한놈이 걸리면 태어날 수 있고, 그러면 ‘복제 완료’ 가 된다. 그러나 자궁이라는 것은 배아에게 최적의 환경이고, 우리는 세포외에서 배반포를 작살낸 다음, 여기서 만능성 (pluripotency) 을 지닌 줄기세포만을 배양해 내야 한다. 2004년-2005년 한국을 시끄럽게 한 그 모 사건이 이런 것을 시도하다가 성공하지 못한데서 발생한 일이다. 여튼..

그렇게 난자 가지고 낑낑거리다가 2006년에 일대 사건이 터지는데, 일본의 ‘야’ 모 아저씨 가 배아줄기세포에는 많이 발현되지만 체세포에서는 발현되지 않는 전사인자 (Transcription Factor) 를 체세포에 발현시키면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변형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귀신 시나락 까먹는 (당시 기준으로) 깜찍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결국 4개의 전사인자 (Oct4, Sox2, Klf4, Myc. 약칭 OSKM) 를 발현시키면 체세포를 줄기세포 비스무리한 만능성 (pluripotency)을 가진 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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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번 운명이 결정되면 뒤로는 못돌린다고 알려진 세포의 운명을 개척하는 신시대가 열리게 된 거시다.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4개의 Factor 를 줄여보기, 바이러스 벡터 대신 RNA, Protein, miRNA 등등을 이용하여 만들어보기. 아니면 아예 줄기세포를 거치지 않고 다른 Cell Lineage로 점프하기,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만들어보기 등등..한번 봇물이 터진 이후에 수많은 방법들이 쏟아져 나왔다.

뭐 근데 이런 내용은 굳이 본격즈질과학만담블로그를 안가도 알수 있는 내용, 즉 과학뉴스만 열심히 눈팅해도 다 아는 이라고 쓰고 안다고 착각한다고 읽는다내용 아닌가? 즉 실제 그 내면의 과학에 대한 알맹이는 없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제 여기에 대해서 또 한타임 떠들고자 한다.

“우리의 오보카타 박사님하의 업적은 언제 설명할거임?” 하는 오빠 (Dr. Obokata의 팬? 이므로 오 – 빠다. 황빠는 끝이고 오빠가 대세입니다. 고갱님)님들은 좀 기다리시죠.

2. 리프로그래밍 (Reprogramming)

그렇다면 야 아저씨가 4개의 전사인자를 넣어서 분화된 세포를 줄기세포 비스무레하게 돌리는 현상을 뭐라고 이야기하나? 이런 것을 리프로그래밍 (Reprogramming)이라고 한다. 여기 컴터 프로그래밍 짜본사람이라면 이 리프로그래밍의 개념을 좀 헷갈릴 수 있는데 기왕 프로그래밍 이야기 나왔으므로 리프로그래밍을 여기에 비유해서 설명하도록 한다. 난 컴맹이라고? 님 생물도 모르고 컴터도 모르고 대책읍슴다.

사람의 유전체에는 약 2만개 정도의 단백질이 있는데, 이것들 하나하나를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모듈이라고 비유를 하자.  제대로 된 예라면 DNA는 일종의 펌웨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에게는 오만잡다한 세포가 다 있는데, 이들이 모두 하나의 펌웨어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즉 심근세포건, 뇌속의 뉴런이건, 총알이 스치면 영 좋지 않은 곳의 주 구성성분인 평활근 세포건, 피부세포건 모두 다 동일한 펌웨어를 쓴다. 단. 2만개의 펌웨어에 있는 모듈 중 자신들이 필요한 모듈 수천가지 정도만 적절히 메모리에 로딩해서 사용한다는 것이 틀리다. 뭐 고 잡스옹네 사과가게에서 나오는 제품들인 아이맥,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 등이 동일한 펌웨어를 공유하고 있다는 식으로 생각해 주면 적절한 비유랄까?

여기서 세포분화과정을 다시 한번. 구글 이미지 검색하면 대충 이런 그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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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리 줄기세포 느님은 2만개 중 상당수의 모듈이 그냥 켜져 있는 상태이다. 반면 특정한 계열의 세포에서만 필요한 모듈들은 꺼져 있는 상태이다. 세포분화라는 것은 결국 자신이 필요하지 않은 모듈은 램에서 삭제하고 (펌웨어에는 남아있다) 구동을 중지하고, 특정세포에서 필요한 모듈들을 샤샤샥 켜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사과가게 제품을 예로 든다고 하면, 줄기세포 느님은 아이퐁, 아이맥, 아이패드, 아이팟이 다 될 수 있는 일종의 준비상태인셈인데, 모듈 2만개 중 처음발생과정에 필요한 넘들 끄고, 아이퐁에 필요한 넘들만 샥샥 키면 아이퐁이 똭~ 아이패드에 필요한 모듈만 띄우면 아이패드로 똭~ 변신하는 그런 상태. 

이렇게 세포분화 과정을 거치게 되서 ‘완성품’ 세포가 되면 결국 그 세포가 필요로 하는 모듈만 딱 띄워져있는 상태가 된다라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리프로그래밍은 뭔가. 2만개의 모듈 중 대부분은 다 꺼져있고 필요한 모듈만 켜져있는 분화된 상태를 와장창 뒤집어서 2만개의 모듈이 거의 다 켜져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리프로그래밍이라니까 그냥 코드를 다시 쓴다 뭐 이런 개념으로 생각할런지 모르겠는데, 그냥 판을 뒤엎고 님이 쓴 코드 다 지워버림 ㅋㅋㅋㅋ 정도로 이해하는게 더 쉬울수도 있다. 

난 생물맹, 컴맹, 어쩌라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다른 비유를 들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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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성을 가진 줄기세포는 산 정상에 있는 고무공. 자 중력에 의해서 조낸 아래로 공이 굴러떨어져 갑니다.한번 떨어지면 위로는 다시 못 올라갑니다. 그런데 한쪽 계곡으로 죽 빠져버리면 다른 계곡으로는 못 갑니다. 이게 세포분화.

그런데 이렇게 계곡 밑바닥에 빠져있는 고무공을 탱탱볼로 바꾼 다음에 조낸 세게 튕기니 산꼭대기까지 다시 올라갔다. 

이게 리프로그래밍.

야마나카의 4개의 팩터는 탱탱볼에 바운스 주는원동력

이제 이러한 것을 일으키는 실제적인 히스톤과 DNA 메틸레이션의 구체적인 화학적인 기작을….까지 하고 싶지만 여기까지 나가면 피를 토하고 쓰러질 분들도 있을것 같으므로 일단 생략. 이 블로그 잘 찾아보면 대충 써놓은거 있다.

3. 자 이제 논문을 읽어봅…

피곤한데 내일하죠. ㅋㅋㅋㅋㅋㅋ

오늘의 논읽남인데 논문은 내일 (어쩌면 모레) 읽어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으니단 논문 두개 읽기 위한 예습이라고 생각하시고…내일은 진짜 읽는다.

결국 모레 읽었다. 요기 고고

근데 그냥 넘어가기 그러니 제 1저자의 랩 홈페이지 의 공지사항 소개

매스컴 들으삼

STAP 세포 연구는 겨우 출발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계에 발표해버린 이 순간부터 세계 모든 연구자들과의 경쟁이 빡시게 시작되씀. 지금이야말로 열라 빡시게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긴장타고 있슴다.  

그런데 연구발표 기자회견 이후에 연구성과와는 관련없는 보도 열라 많이 나와서 연구하는데 조낸 지장이 많아염.  그리고 저 하고 가족의 개인정보에 대한것까지 취재한다고 디글거려서 빡치고 있고 아는사람, 친구, 동네사람 다 빡치고 있어서 열라 힘듬. 뭐 걍 소설 쓰시는 분도 있어서 그거 신경쓰느라 연구 못해먹겠음. 언론사 님들, 지금 이 연구가 조낸 중요한 시기인데, 너님들 때문에 연구못하면 책임질껴?

STAP 세포 연구의 발전을 위한 연구 활동을 긴 눈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함다.

뭐 대충 이런 요지로 빡쳐서 공지 세웠다. 원문은 아래.

Jan. 31, 2014報道関係者の皆様へのお願い

STAP細胞研究はやっとスタートラインに立てたところであり、世界に発表をしたこの瞬間から世界との競争も始まりました。今こそ更なる発展を目指し研究に集中すべき時であると感じております。

しかし、研究発表に関する記者会見以降、研究成果に関係のない報道が一人歩きしてしまい、研究活動に支障が出ている状況です。また、小保方本人やその親族のプライバシーに関わる取材が過熱し、お世話になってきた知人・友人をはじめ、近隣にお住いの方々にまでご迷惑が及び大変心苦しい毎日を送っております。真実でない報道もあり、その対応に翻弄され、研究を遂行することが困難な状況になってしまいました。報道関係の方々におかれましては、どうか今がSTAP細胞研究の今後の発展にとって非常に大事な時期であることをご理解いただけますよう、心よりお願い申し上げます。

STAP細胞研究の発展に向けた研究活動を長い目で見守っていただけますようよろしくお願いいたします。

와 이 언니 역시 멋있어 ㅋㅋㅋㅋ

몇년 전 번역해둔 것 재활용. 

PLOS Computational Biology 에 실린 학술논문을 잘 내기 위한 10가지 규칙. 대충 의역.

1.’매일 아침 산에 올라가 ‘사~이~언~스’ 를 외친다’ 

2.’연구 과정에 별 개입하지도 않고 내용도 모르는 사람을 저자에 왕창 넣어준다’

3. ‘친분이 있는 대중 매스컴 기자를 잘 꼬시고 취재비를 대준다’ 

4.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만 집중적으로 나가서 영업활동을 잘한다’ 

5. 데이터가 불확실할 경우 병원에 수염기르고 드러눕는다

저기여 잼없거든염?

 

Ten Simple Rules For Getting Published

Philip E Bourne 제이슨 본과는 아무 인척 관계 없으심

규칙 1 : (남의) 논문을 많이 읽고 그 논문에서 많이 배워라.

논문을 비판적으로 읽는 버릇은 일찍부터 들이는 것이 좋다. 실험실에서 논문을 읽고 세미나하는 저널클럽 같은 것을 잘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매일 최소한 2건의 논문을 자세히 읽고 (당신이 하는 연구분야 이외의 것도 읽어라. 아님 본 블로그의 논읽남 코너라도 눈팅을 하든지) 읽은 논문의 질적 수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할수록 자신의 연구결과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날밤새면서 월화수목금금금 고생하며 실험 또는 분석한 후에 나온 자신의 결과는 ‘세상의 아무도 못한 기가 막히게 훌륭한 최고의 연구결과’ 라고 믿기가 쉬운데, 사실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쿨한걸 그리고 더 문제는 당신 지도교수도 똑같은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규칙 2 : 당신의 결과에 대해서 보다 객관적일수록, 당신 결과는 점점 좋아진다.

애석한 일이지만 자신의 연구결과를 결코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과학자들도 분명히 있고, 그런 사람들은 절.대.로. ‘최고과학자’는 되지 못한다. ‘최고존엄’은 되나? 가능한 빨리 ‘객관성’ 을 배워라. 논문 심사를 하는 에디터 및 리뷰어들은 ‘객관성’ 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사람 물먹이는 악취미도 가지고있지

규칙 3 : 좋은 에디터와 리뷰어는 당신의 연구결과를 객관적으로 볼 것이다.

저널의 편집진에 누가 있는지만 보면 내가 낸 논문이 어떻게 리뷰될 것인지는 짐작 가능하다. 한번 투고하려고 하는 저널의 편집장이 누구인지 한번 봐라. 훌륭한 에디터는 매우 까다롭지만, 동시에 좋은 리뷰를 해 줄 것이다. 저널에 원고를 보내기 이전에 논문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라. 이상적인 경우라면 논문 리뷰 과정을 통해서 논문은 점점 좋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리뷰어들은 논문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면 보탬이 될 만한 조언을 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규칙 4 : 영어 작문을 잘 못한다면, 빨리 배워둬라. 나중에 큰 보탬이 된다.

‘문법’ 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의 논문은 한마디로 아주 복잡한 내용을 해당 분야의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나갈 수 있는 논문이다. 대가 과학자들은 대개 논리적이면서도 간단하게, 그러면서도 흥미진진한 강연을 한다는 것을 아시는가? 그런 사람들은 대개 글도 잘 쓴다.

비록 당신이 영어로 된 저널에 논문을 내는 것에 목숨걸어야 하는 진로 이외를 가게 되더라도 작문실력은 중요하다. 엉성한 영어로 씌여진 논문의 경우는 결과가 진짜로 우수하지 않는 이상 대개 거절되기 마련이며, 개제된다고 하더라도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는데, 그 이유는 영어 교정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영문교정서비스는 대필업이 아닙니다 고갱님

규칙 5 : 논문 개제 거부에 구애받지 마라.

자신의 결과에 객관적이지 못하면 논문이 게제거부되었을 때 견디기 힘들텐데, 아마 그게 논문이 개제거부된 진짜 이유일 것이다. 과학계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무리 잘난 과학자라도 논문 개제 거부를 안당하고 살 수 없다. 논문이 개제거부되거나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받았을 때 제대로 대응하는 방법이라면 리뷰어가 하는 이야기를 잘 귀담아 듣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보낸 논문의 리뷰는 당신 페이퍼의 평가를 반영하므로 여기에 잘 적응해야 한다. 만약 모든 리뷰어가 논문이 수준낮다고 열라 까댄다면 그런줄 알아라. 실제로 님 논문이 그렇기 때문이다. -.-;;; 만약 논문의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한다면 그렇게 하고, 리뷰어가 제기한 모든 문제점에 대해서 설명을 해라. 여러 단계에 걸친 수정 과정은 논문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규칙 6 : 좋은 과학 연구가 되기 위한 요소는 뻔한 것들이다.  – 연구소재의 참신성, 관련 논문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 좋은 데이터, 충분한 통계적 근거에 따른 제대로 된 분석, 창의적인 디스커션 등등. 연구 결과를 제대로 보고하는데 필요한 요소 역시 뻔하다.  – 제대로 된 구성, 적절한 표 및 그림의 사용, 적절한 논문의 길이, 논문의 대상 독자의 선정. 이렇게 분명한 것을 무시하지 말지어다.

논문 초안을 리뷰할 때 이러한 요소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지도교수에게만 의지하지 말기 바란다.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동료에게 논문 원고를 주고 그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는다.

규칙 7 : 추구하고자 하는 과학적 의문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졌을 때부터 페이퍼를 쓰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들은 논문을 쓰는 것을 너무 강조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닌가 하겠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논문의 범위를 정하고, 가설을 세우는 데 큰 보탬이 된다. 논문을 많이 안 써본 사람이라면 자신이 아는 것을 논문 하나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학위 논문이라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저널에 내는 학술논문은 간결해야 하며, 최소한의 단어로 최대의 정보를 집어넣으려고 해야 한다. 해당 저널의 논문 투고요령을 잘 읽고 이를 잘 따른다. 참고문헌 데이터베이스를 잘 정리하여 이 내용들을 잘 숙지한다.

규칙 8 : 일찌감치 리뷰어가 되는 연습을 해라.

다른 논문을 리뷰함으로써 보다 좋은 논문을 쓸 수 있다. 지도교수를 도와주는 것으로 시작해라; 지도교수가 리뷰하고 있는 논문을 가지고 일차 리뷰를 하겠다고 해 보라 (대부분의 지도교수들은 좋아할 것이다. 자기일 해준다는데 싫어할 교수 있겠냐 ㅋ) 그리고 지도교수가 최종적으로 보낸 최종 리뷰를 살펴보자. 만약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이 쓴 리뷰도 살펴보아라. 이렇게 함으로써 당신이 쓴 리뷰의 퀄리티를 알 수 있으며, 자기가 쓰는 논문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리뷰 프로세스와 리뷰의 퀄리티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어떤 저널에 논문을 보낼지’ 에 대한 이해를 가지게 된다.

규칙 9 : 논문을 어디에 보낼지 미리 정해라.

이렇게 함으로써 현재 하는 일의 수준 및 독창성을 정할 수 있다. 많은 논문은 사전 문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잘 이용해봐라. 논문을 쓰기 전부터 해당하는 연구의 독창성을 감안하여 어떤 저널에 논문을 보낼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는 센스를 가져라.

규칙 10 : 결국 논문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

시시한 저널에 논문 여러 개 내는 것보다 좋은 저널에 논문 하나 내는 것이 더 좋다. 이제 Google Scholar 나 ISI Web of Science (역주 : 흔히 말하는 SCI) 의 덕택으로 당신이 한 일의 수준을 손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옛날에는 단순히 저널 이름만 가지고 논문의 수준을 평가하였지만, 이제는 당신 논문 자체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논문인지를 손쉽게 알 수 있다. 좋은 저널에 내려고 노력하면 당신 논문도 덩달아 질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죽은 후 오랜 세월이 흘러도, 남는 것은 결국 당신이 낸 논문과 이것이 미친 영향력 밖에 없다. 이 규칙 10가지를 잘 따라서 당신이 후세대 과학자들에게 존경받는 과학자가 되길 기원한다.

세월이 흘러도 남는 것은 결국 당신이 낸 논문과 이것이 미친 영향력만 남는다는 꼭 긍정적인 것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님. 상온핵융합이라든가 ㅋㅋ

오늘은 다음과 같은 논문을 읽어보기로 한다.

Matzuk, MM et al., Small-Molecule Inhibition of BRDT for Male Contraception, Cell 2012

피임, 특히 남성피임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사실 완벽한 방법이 없는 게 사실. (없긴 왜 없어 고자되기 아니면 마법사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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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세계 인구중의 몇명이 찢어진 풍선 때문에 태어났을까?

여성피임약의 경우 대개 호르몬제제인 이유로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바, 안전하면서도 가역적인 (비가역적이고 완벽한 피임법이야 유사이래 알려져 왔었다 고자되기라고) 피임방법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큰 것이 사실. 근데 그런게 잘 없었다.

그러나 재작년에 세포에 나온 이 논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즉 약물로 가역적인 남성피임이 가능할것이라는 동물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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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오카모토(주) 사장님은 밤잠을 제대로 주무실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과연 현재의 논문이 오카모토 사장님의 밤잠을 설치게 할 위협이 될지의 여부를 검증해본다. 본격 오카모도(주) 기획실 업무대행

여기서 제시한 결과는 대충 이런 결과이다.

1. Testis 특이적인 Bromodomain and extraterminal (BRDT) 라는 단백질을 저해하는 화학물질을 찾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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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약물과 단백질 복합체의 결정구조를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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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좋지 않은 곳에 달라붙은 화학물질

3. 이 화학물질을 마우스에 처리하니, 쥐가 생식능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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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Fireball이 쭈그러들었닼ㅋㅋ

4. 그러나 처리 후 두 달뒤에는 회ㅋ복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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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군 쥐 “난 심영 고자가 아니야! 내새끼 좀 보소”

보다 자세한 것은 논문을 참조하시고 다음에 또 만나염…..

하면 좋겠지만 그러면 본격 즈질과학만담블로그로써의 의의가 반감된다. 그리고 지금쯤 밤잠 설치고 계실 오카모토(주) 사장님 이하 임직원 이하에게도 예의가 아니고. 따라서 본 논문의 연구배경 및 한계 등등에 대해서 약간 더 파보도록 하겠다.

1. 그럼 Bromodomain and extraterminal (BRDT)가 뭐냐? 

대개의 소분자 약물은 체내에 들어가서 뭔가의 생체고분자 (단백질 혹은 RNA 혹은 DNA. 그러나 대개는 단백질) 에 붙어서 그 기능을 못하게 하거나, 더 잘하게 하거나 둘 중의 하나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약물의 작용기전이 뭐요? 이런 질문은 그 약물이 어떻게 작용해서 그런 효과를 나타내느냐의 이야기인데..

이를 위해서는 일단 히스톤과 에피제네틱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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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시간에 졸지 않은 사람이라면 기억하고 있겠지만 유전정보인 DNA는 생체내에서 흔히 생각하듯 풀어놓은 실타래처럼 엉겨있는것이 아니라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을 실감개삼아 요렇게 잘 감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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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렇게 실타래처럼 히스톤을 감아서 묶여있는 DNA를 어떻게 잘 풀어서 필요할때 DNA에 저장되어 있는 유전정보를 꺼내와서 RNA로 만들어 오는 것은 모든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기본메커니즘 되겠다.

그런데 이렇게 크로마틴 형태로 디글디글 묶여있는 DNA 중에서 좀 더 쉽게 풀 수 있는 (Open chromatin) 형태로 있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고 아주 빽빽하게 존재하는 (Close Chromatin) 부분이 있다. 즉 빽빽하게 묶여있는 부분에서 유전정보를 꺼내오는 것보다는 좀 더 느슨하게 묶여있는 부분에서 유전정보를 꺼내오는 게 더 쉽겠지. 따라서 활발하게 RNA로 발현되는 유전자들은 대개 오픈 크로마틴 형태로 존재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클로스드 크로마틴 영역으로 존재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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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헐겁게 되서 유전자 발현이 잘되게 만든지, 아니면 빽빽하게 크로마틴 구조를 형성하여 발현이 잘 안되게 만드는 것은 어떤 요인에 의해서 조절되는가? 주로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DNA 염기에서의 변형 (주로 Cytosine의 메틸레이션) 과 히스톤의 꼬랑지에 있는 아미노산의 변형에 의해서 조절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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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리를 보자!

다음은 히스톤 꼬리의 아미노산이 어떻게 변형되느냐에 따라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간단히 요약한 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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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화, 아세틸화, 메틸화, 유비퀴틴화 등 거의 알려진 모든 변형은 히스톤 꼬리에 일어나며, 이러한 히스톤 꼬리의 변형에 따라서 크로마틴의 구조가 변형되고, 따라서 DNA의 발현에 적합한 오픈크로마틴 형태로 되느냐, 아니면 발현이 억제되는 클로즈드 크로마틴 형태로 되느냐가 결정된다. 그런데 여기서 관심이 있는 것은 라이신에 아세틸그룹이 붙는 아세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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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양성기를 띄고 있는 라이신 잔기에 아세틸레이션이 되면 중화된다. DNA는 인산기가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음성을 띄고 있는데 (인산염이 위험하다고 광고하는 커피회사, 그딴 헛소리를 씨부리다가 너네 DNA의 인산이 다 빠질수도 있다는 것에 주의할 것) 아세틸화가 되면 히스톤과의 결합력이 약화되는데, 일반적으로 히스톤 꼬랑지에 아세틸화가 되면 크로마틴이 풀리는 오픈 크로마틴 형태로 되는 경우가 많다. 오픈 크로마틴은 대개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고..그러므로 히스톤 꼬랑지 아세틸화 – DNA가 히스톤에 잘 안붙어 – 크로마틴이 흐물흐물 – 유전자 발현이 업ㅋ 의 순서를 알아두면 좋다.

그렇다면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 중에서는 이렇게 유전자 발현이 잘되는 오픈 크로마틴영역에서 히스톤 꼬랑지에 아세틸화가 되어있는 부분에 선택적으로 붙어서 크로마틴의 형태를 바꾼다즌지, RNA 전사를 개시한다든지 그런 기능을 가진 단백질들이 있는데, 이렇게 히스톤 꼬랑지의 아세틸화를 선택적으로 인지하는 도메인 (Domain) 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을 브로모도메인 (Bromodomain) 이라고 한다. 

즉 히스톤 꼬랑지에 뭔가를 다는 단백질을 Writer라고 하고, 이러한 달린 것을 없애는 것을 Eraser라고 한다면 브로모도메인은 현재의 히스톤 상태 (아세틸레이션이 되어있는지) 를 인지하기만 하는 Reader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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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긴 것은, 대충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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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톤 3의 36번째 라이신에 아세틸이 붙은 것과 철퍼덕 붙은 브로모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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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에는 이렇게 브로모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단백질이 열라 많은데, 이들이 모두 동일한 일을 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단백질 모듈인 브로모도메인을 통하여 아세틸화된 히스톤을 인지하여, 크로마틴을 추후로 변형시킨다든지, 전사를 촉진한다든지등등 여러가지 일을 한다.

그런데 고자되는 쥐새끼 이야기는 언제부터 하냐고..지금은 힘들다 잠시만 기다려달라

2. 요즘의 모든 연구는 암승전결

그런데 어쨌든 이 연구는 처음에 항암제를 개발해 볼까 하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브로모도메인을 가진 단백질 중에서 Brd 어쩌구 하는 패밀리의 단백질이 있는데,

주변에 패션 전공하는 새끼들이 몇 명 있는데 존나 신기한게

N말단에 두개의 브로모도메인이 있고 뒤에 여러가지가 붙어있는 것들인데, 대개 이런 패밀리의 단백질들은 히스톤 꼬랑지에 아세틸레이션된 넘들을 인지하여 전사활성을 유도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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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셀사이클에서 M에서 G1 으로 넘어갈때 발현되는 유전자의 발현에 관여하고 등등등..따라서 몇 년전부터 이것을 어떻게 여차저차하면 항암타겟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었다. 그러던 와중 2010년에 이런 논문이 똭~ 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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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Brd패밀리의 브로모도메인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JQ1 이라는 화학물질을 발견한 것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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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학물질은 Brd4에 철퍼덕 잘 달라붙으며 (기존에 알려진 다른 화합물이 microM 단위의 Kd 였는데 이것은 50 nM 수준의 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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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인 BRD4에 철퍼덕 달라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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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쥐에서 약발이 들어! 약찌른 쥐가 암조직이 줄어들고 오래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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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JQ1 이라는 케미컬을 가지고 좀 더 뒤벼봤는데, 유명한 oncogene의 하나인 (그리고 Mr. Ya의 OSKM중의 하나이기도 한) c-Myc의 발현을 억제하고, 따라서 c-Myc에 의해서 발현이 증가되는 방대한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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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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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항암제는 그렇다치고, 쥐새끼 고자되는 이야기는 언제할거야? 자 지금부터입니다.

3. 본격 암승전고자 이야기

그렇다면 어떻게 항암제에서 쥐 심영만들기 이야기가 진행되게 되었는가? 그 자세한 내막은 솔직히 외부인인 본인이 알수가 없으나 (약을 맞은 쥐의 fireball을 우연히 검사해 봤더니 fireball이 작아졌어~ 우와 신기하네? 가 그 계기일수도 있을 것이나 그 진실은 알수없음) 논문에서 밝힌 것에 따르면 다음의 선행 연구에 주목했다고 한다.

1. 포유류에는 BRD1,2,3,4 및 Fireball(…) 에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BRDT라는 isoform이 있고, 다음의 시퀀스 비교에서 보다시피 아미노산 서열로 보면 다 거기서 거기. (즉 BRD4에 붙는 화학물질이라면 BRDT에도 붙을 것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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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RD 패밀리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해서 낙아웃 마우스를 만들려는 노력을 했었는데 다들 안만들어져! 그런데 유일하게 만들어진 넘이 BRDT1. 그런데 이 낙아웃 마우스들이 사내구실을 못해! Fireball 이 기형이고 정자가 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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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10년에 정자기형 등으로 불임인 172명의 사람들을 조사해 본 결과 일부의 사람들에게서 BRDT 유전자내에 있는 SNP이 association이 있는 것이 발견됨.

즉, BRDT가 없으면 쥐가 불임 – 근데 우리는 BRDT와 거의 비슷한 단백질에 붙어서 이를 저해하는 화학물질 (JQ1) 이 있잖아 – 이걸 쥐에 쳐보면? 그래서 이 연구가 시작되었다. (공식적인 스토리는 적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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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전에는 항암제로 열나게 선전하던 JQ1 이라는 케미컬을 가지고 BRDT에 붙여봤다. 당근 잘붙지. 아미노산 차이도 거의 없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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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BRDT와의 구조를 봤다. 당연히 이전 BRD4 와 거의 동일하게 잘 붙지. 여기서 D, E 의 노란색 그림은 BRDT의 원래의 파트너인 아세틸레이션된 히스톤유래 펩타이드. 히스톤보다 더 잘 낑겨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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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본격 쥐 고자되는 이야기. 태어난지 9주령된 쥐에 3주 동안 쥐에게 매일 50mg/Kg, 즉 Kg 당 50mg, 쥐가 대충 50g 이라고 치면 하루에 2.5mg의 약물을 매일 찌르니 B의 왼쪽처럼 Fireball이 쭈그러들었음 ;;;; 볼륨으로 75% 감소. 정자숫자, 정자의 이동성도 극히 감소. 그렇지만 주목할 것은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등) 은 영향을 받지 않음. (K,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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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로 Fireball 크기만 줄어든 게 아니라 내부도 부실. 제대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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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세포 형성에 관련된다가 알려져 있는 핵심유전자의 상당수의 발현이 왕창 억제됨. BRD4 를 억제할 때와 마찬가지로 BRDT도 Germ Cell 특이적인 발달과정에서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듯.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러면 이렇게 약물처리하면 고자되는데 그럼 약을 끊으면 되돌아옴?’ 의 여부임. 뭐 사실 비가역적으로 사내구실을 못하게 한다면야 굳이 이런 화학약물적인 방법이 아닌 더 좋은 방법이 있습죠. 심영선생님 그렇죠?

결론을 1줄로 말하면 “약끊으면 부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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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를 일단 합방시킨 다음에 두달 동안은 약을 계속 침. 그리고 새끼낳는 여부를 조사. 약 끊은 다음까지는 새끼를 못 남. 그러나 그 다음달부터는 새끼 생산개시~ 쪼그라들었던 Fireball의 크기도 두 달내에 원상복귀. 내부도 건전하다고! (I, J). K패널은 약쳤다가 끊은쥐가 낳은 새끼. 영 좋지 않은 곳을 약이 스쳤지만 이젠 괜찮습니다!

즉 약 끊은 후 두달 이후에는 정상적인 생식력이 복구된다는 이야기.

4. (주) 오카모토의 운명은?

자, 그래서 이제 ㅋㄷ계의 지존 (주) 오카모토는 부실기업 되는건가?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건 아직은 많이 오버.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 지금의 JQ1 이라는 화학물질은 아직 전임상 단계를 못 벗어난 단계. 즉 안전성과 효능이 판단되기에는 아직 멀었다. 그리고 대개의 후보물질들이 임상 1,2,3을 진행하면서 엎어지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향후 10년 정도는 두고봐야 하지 않을까.

– 그리고 JQ1 이라는 화합물이 워낙 많은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Side Effect 가 있을 것임은 능히 예상된다. 만약 항암제라면 어느정도의 Side Effect 가 용인될 수 있을수도 있지만 (어차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상황이므로 설령 ‘고자되기’ 를 감수할 암환자도 충분히 있겠지만) 피임의 목적으로 있을 수 있는 Side Effect 를 얼마나 감수할 수 있을까?

– 게다가 (주) 오카모토의 주력제품은 단순히 피임만을 위한 것이 아니랍니다. 님 성병예방 무시 쩌네염.

자 그래서, 저의 결론은 (주) 오카모토 주주 및 경영진 여러분들은 당분간 걱정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남성피임을 유도하는 약제의 개발이 폭발적으로 일어날지 누가 알겠슴…

원본은 한 십년 전에 쓴 글인데, 약간 시대상황을 맞추어서 수정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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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가끔 등장하는 ‘박사’ 들에 대해서 경외감을 느낀 분도 많이 계실듯.  물론 그 ‘박사’라는 사람들 중에서는 세계 정복을 획책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들도 있는 반면, 주인공을 서포트하여 이들을 저지하는 ‘착한 박사’도 있다. 그러나 ‘착한 박사’ 의 경우에는 대개 조연급 이상은 되기 힘들다는 불편한 진실

물론 대부분의 착한 어린이 여러분들은 ‘착한 박사’쪽을 동경하여 ‘나도 커서 과학자가 되어서 지구를 지키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야지…’ 와 같은 건전한 상상을 하셨겠지만 일부 삐딱한 어린이(?) 라면 ‘에이, 난 나쁜 박사가 더 좋아. 일단 지구는 정복하고 봐야지..핫핫핫’ 이라는 상상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저말입니까? 꽤 현실적인 어린이었던 관계로 그런 것을 보면서도 ‘훗 저런 게 되냐 ? 걍 나는 크면 회사원 ㄱㄱ’ 정도의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까 박사학위라는 것을 획득한 지도 꽤 되었고, 어쨌든 ‘과학자’ 라고 불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아이러니칼한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결국 어린 시절에 생각한 ‘장래 희망’대로 된 사람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여러분은 회사원을 꿈꾸던 어린이가 지구정복을 노리는 매드사이언티스트가 된 현장을 보고 있습니다.

비록 본 블로그 주인은 소싯적 TV 만화영화를 감동하여 ‘난 이런 박사가 되서 세상을 구할거임!’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가 실제로 박사가 되서 현실에 실망한 것은 아니지만 (어릴적에도 다 이럴줄 알았다구 -.-;;) 어쨌든 지금 학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박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회에 사로잡힐때가 있다.

그래서 이제 대중매체 속의 박사, 특히 TV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박사들에 대한 썰을 좀 해보도록 하겠다. 물론 ‘왜곡된 박사/과학자에 대한 이미지를 수정하자’ 성의 켐페인성의 글은 아니고..뭐 이 블로그의 대부분의 글들이 그렇듯이 만담이라는 것에 유의를 하시길 바라며.

흰색 가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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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가운은 박사의 제복

대개의 영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박사’ 캐릭터중 흰색 실험가운을 입지 않은 박사를 본 기억이 있는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흰색 실험가운, 우리가 말하는 실험복이라는 것은 화학 물질 등을 사용하는 실험을 할 때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몸보다는 ‘옷’일 수도 있겠다만) 입는 경우가 많음.  물론 실험하려는 대상에 조금이라도 되면 노출되면 몹시 위험한 원자로라든지, 아니면 에볼라 바이러스라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조그만 먼지라도 들어가면 실험을 망치는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 같은 곳) 등에는 단순한 가운 가지고는 안되고 따라서 특수한 방호복 내지는 방진복을 착용해야 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렇지만 직접 기계를 다루거나 시약을 다루는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주로 일을 하는 공학계열의 박사라든지 아니면 높은 위치에 있어서 직접 더티 웍을 하지 않아도 되는 대빵 박사라면 실험복을 입을 필요가 전혀 없고 실제로도 거의 입지 않는다. (“박사가 되면 무조건 다른 사람 부리면 되지 않나요?”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박사도 박사 나름인 것이다. 들어봤나 포스트닭)

이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든 거의 세계적으로 공통적. 물론 해외에는 학술적으로 매우 명망이 높은 대가 교수라도 가끔 손수 실험을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꼭 그렇다고 해서 실험복을 항상 챙겨입는 것도 아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고 실험을 전혀 하지 않는 박사라도 실험복은 한벌 정도 있어야 한다. 가끔 매스컴을 탈 때 사진기자가 실험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라고 할 때 필요하니까.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신문에 등장하는 유명한 박사들이 실험복 입고 실험하는 척 하는 사진은 99.9% 연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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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펫 잡는 그립이 어색하다는게 함정
그리고 실험복을 입어야 하는 상황에 있는 박사라고 할지라도 웬만한 경우에는 실험복을 잘 입지 않는 게 보통. 귀찮으니까. 직접 일을 해야 되고 게다가 항상 여러 가지 화학 시약을 사용하여 실험을 하는 본 블로그 주인의 경우에도 실험복을 입는 경우는 다음의 몇 가지 경우?

(1) 실험실 대청소를 하는 경우

(2) 여름에 저온실 (섭씨 4도-10도 정도의 온도)에 들어가 오랫동안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 실험가운을 입지 않으면 춥잖아요. 학교 난방이 꺼졌을떄

(3) 정말 몸에 해로운 물질을 대규모로 다루는 경우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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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실험복 착용의 예. 시약이 튀면 옷 다 버립니다. 아카키 리츠코 바카세...어차피 폼이니 상관없니

물론 이것은 사람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항상 실험을 할 때는 실험복을 입는 사람들도 있다. 주로 여성분들에게서 이런 경우가 많은 것 은데 (그렇다고 모든 여성 박사들이 실험할 때 항상 실험복을 입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대충 어림짐작으로 생물학 분야의 실험실인 제가 일하는 곳에서 실험복을 항상 착용하고 다니는 박사의 비율은 대충 30% 미만? 기관마다 틀리겠지만 이 비율은 대충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생각? 물론 의대쪽에서는 일상적으로 가운을 입는 것이 보통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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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양반들은 연구를 하더라도 가운에 목숨을 거시는 경우가 많다  출처

그런데, 문제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박사들은 대부분 화학이나 생물 실험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90%는 기계, 전자 분야. 게다가 로봇 제작이라면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나 전자회로 개발, 설계가 주겠고 직접 만드는 작업은 하청을 주겠지) 더욱이 대부분의 경우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박사는 직접 일을 하는 시다바리 박사 …가 아닌 PI (Principal Investigator:연구책임자) 급의 고참 박사. 즉, 다들 ‘무슨 무슨 연구소 소장’ 내지는 최소한 ‘연구책임자’ 정도는 되지요. 다른 박사 밑에서 지시를 받아 일하는 박사의 경우에는 대개 엑스트라급 이상으로는 나오지 않겠지. 

즉, 가운을 입을 일도 없으면서 모두들 언제 어디서나 하얀색 가운을 입고 있다.

가부토 쥬조 박사 (강박사)가 마징가 제트를 직접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것도 아니고, 아카기 리츠코 박사가 직접 피펫 들고 실험대 위에서 아야나미 레이의 DNA를 뽑는 것도 아닐텐데 (말로 다 하잖아요..이부키 마야가 없으면 어떻게 일을 했을까? ) 왜 가운을 입어야 할까? 게다가 실험실이나 공장에서 실험복을 입는다면 낫지만 그것도 아니고 광자력 연구소 메인 컨트롤 룸이나 네르프 본부 상황실에서 왜 가운을 입어야 할까?

그 이유는 여러분도 아마 짐작하고 계실 것이고 물론 블로그 주인도 알고 있다.

“가운을 입지 않으면 박사인 줄 모르잖아요!”

그렇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미디어 속의 박사들은 전공불문,직위불문,성별불문,나이불문, 흰색 가운을 입고 있었다. 따라서 시청자의 뇌리속에 ‘모든 박사는 가운을 입고 있어야 한다’ 라는 고정관념이 박혀 있다. 만약 현실적인 고증(?)에 충실해서 애니메이션 속의 박사들이 티셔츠에 운동화, 쭈글쭈글한 바지 내지는 반바지를 입고 나온다면..시청자 중에서 그 캐릭터가 박사라고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마치 카레카노처럼 화면 속에 자막과 화살표로 ‘이 사람은 박사임’ 이라고 표시해야 될런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운을 입게 되면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도 ‘아하, 이 사람은 박사이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얼마나 편리한가> 됩니다. 얼마나 편리합니까? 사실 애니메이션 시청자 중에서 “제가 무슨 대학 연구실을 가 봤는데요, 가운 입고 있는 박사는 하나도 없던데요. 엉터리로 애니메이션 좀 만들지 마쇼!” 라고 항의 전화할 사람도 그닥 많을 것 같지도않고

그런데, 악역으로 나오는 ‘나쁜 박사’의 경우에는 신기하게도 거의 가운을 입지 않는데. 왜 그런 것일까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만…사실은 ‘흰색 가운’은 박사의 상징뿐만이 아니라 정의를 수호하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의 (앞에서 말했듯이 착한 박사는 결코 주연을 할 수 없는 것이다. ) 상징 같은 존재일까? 그렇다면.실험실에서 거의 가운을 입는 경우가 없는 나는 장차 ‘나쁜 박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넌 이미 매드사이언티스트다 위장은 소용없어

그들의 진짜 전공은?

그들은 진짜 博士 (博 자가 ‘넓을 박’자인거 모르시는 분은 없겠죠? 이명박의 박짜겠지)다.

즉 무슨 말인가 하면, 도대체 전공이 뭔지를 짐작할 수 없다는. 에바의 아카기 리츠코 박사만 하더라도 생물 분야도 잘 아는 척 하며 (그냥 휘하에 생물학 전공 포스트닥을 고용하여 일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 암튼 레이의 정체를 생각해 보면 발생공학 정도 했으려나?) 마기가 해킹당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슈퍼컴퓨터 분야도 잘 아는 것 같고, 일단 생체병기(?)인 에바에 껍데기를 입힌 것을 봤을 때 기본적인 기계공학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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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프에 들어오기 전의 후유츠키 교수의 연구실에는 무려 ‘형이상생물학 제 1연구실’ 이라는 푯말이…

슈퍼로봇계 박사들도 마찬가지인데. 금속공학이나 재료공학은 기본이며 (무슨무슨늄 하는 초합금을 만들려면 금속공학이나 재료공학을 모르고서는 가능하지 않겠죠) 당연히 로봇 제작이므로 기계공학에도 통달해야 하고 물론 전자공학은 말할 것도 없고, ‘자연어 인식’ 같은 컴퓨터 사이언스에도 일가견이 있어야 할 것 같음. (자연어 음성 인식 기능이 없다면 ‘무슨무슨슈퍼어택!’ 하는 파일럿의 ‘필살기 외치기’를 실시간으로 로봇이 인식하여 반응할 수 있을까? 아참, 이 글의 원글은 2000년대 초에 쓰여진 거다. 뭐 이제는 아이퐁 하나 꽂아놓고 쉬리양에게 파일럿 필살기 외치기 인식시키면 된다 ㅋ) 

그뿐인가? 상당수의 경우에는 직접 군사작전을 입안하거나 지휘하는 군사적 지식도 있어야 하는데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박사가 입안한 작전대로 되기보다는 그냥 소년소녀 주인공의 애드립에 의해 해결되는 게 더 많지만) 아주 가끔은 다른 계열에 종사하는 박사인데도 엉뚱하게 ‘메디컬 닥터’ 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경우도 있음 (다들 M.D/Ph.D들인지…참고로 미국의 의과대학은 대학원 과정으로써 통상적인 의과대학의 과정을 마치면 M.D 가 되지만 실험실에서의 연구와 임상과정을 동시에 수행하면 M.D/Ph.D라는 학위를 수여받을 수도 있는데 아주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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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손 점프 어쩌구를 연구하시니까 물리학 Ph.D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MD까지?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대체 학부 시절에는 무슨 과를 졸업한 것일까?

기계공학과? 전자공학과? 금속공학과? 생물학과?

아님 복수전공? 대학원 때 전공을 바꿨다? 일단 학위를 받은 다음에 또 다른 학위과정을 밟은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원래 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이니 동시에 두 개의 학위를 이수했다? 군사적 지식은 그냥 밀리터리 오타쿠라고 치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육사 내지는 해사, 공사와 같은 곳을 나오는 게 좋겠다. 농담이 아님. 육사나 해사, 공사는 단순히 군사학만 배우는 것이 아니고 많은 이공계열의 기초 학문을 수강하는데 경우에 따라서 장교로 임관된 다음에 민간의 대학에 위탁하여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기도 한다. 물론 애니메이션 속의 박사들 중에서 이런 설정을 가진 사람은 본 기억이 없는 듯 싶다만…

3. 그들의 연구비 정산법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습니다만, 연구라는 것은 ‘연구비'(=돈) 가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슴. 이것은 정의를 수호하는 광자력 연구소이건 세계 정복의 야욕에 불타는 헬박사 쪽이든 마찬가지. 마징가제트용 초합금 주문하려고 하는데 견적서 넣어주시고요,영수증은 500만원 이내로 나누어서 여러장으로 끊어주세요 

연구에 필요한 돈이란 단순히 마징가 제트 주조용 초합금 비용, 에바 껍데기 씌우는 비용..뭐 이런 직접적인 재료비 및 장비 구입비만 의미하는 것이 아님. 헬박사건, 가부토 주죠 박사건 밥은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실제 현실에서 연구비 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다름아닌 연구원들의 인건비. 사실 현실 속에서의 대학 내지는 연구소의 연구원들의 보수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솔직히 많은 편이라고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으나세계 정복을 획책하건, 악의 손길에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건 아무튼 첨단기술을 이용한 궁극병기를 만드는 애니메이션 속의 연구원들은 다들 잘난 고급인력 사람들일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창부과제 기준의 연구원연구비 기준으로는 택도없고 좀 쎈 대우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악의 집단 같으면 유망한 연구원을 납치해서 정신세뇌를 한다든지 해서 공짜로 부려먹는 필살 연구비 절감기법을 쓸수도 있겠지만 그건 알아서..
그러면 이제 그들은 어떻게 연구비를 염출하여 그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지에 대해서 한번 상상해 보기로 할까. 일단 편의상 ‘나쁜 박사’와 ‘착한 박사’ (너무 단순한 이분법적 분류라구요?) 로 나누어서 생각해 보기로 함.

먼저 나쁜 박사부터.

사실 나쁜 박사 쪽은 매우 간단합. 어차피 그들은 합법적인 경로에서 연구비를 조달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 물론 일부의 나쁜 박사들은 정부에서 정당한 연구비를 수혜받은 다음에 그것을 자신의 음흉한 연구에 전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사실 쉬운 일이 아님. 요즘 연구비 관리가 철저해져서 -.-;; ) ‘자기 자신, 혹은 조상이 억만장자이거나 아니면 세계 정복을 획책하는 악의 무리들로부터 돈을 받는다’ 한 마디면 끝. 어차피 악의 조직이니까 쩨쩨하게 연구비 사용 내역에 대해서 그리 터치하지 않을지도 모름 (글쎄 그건 모르는거다. 더 쫀쫀하게 영수증 1원어치까지 맞추어야 할지.)
그렇지만 ‘착한 박사’의 경우에는 좀 골치아파짐. 일단 ‘착한 박사’는 정의를 수호하는 쪽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므로 연구비 역시 합법적인 경로를 거쳐야 할 것임. 

역시 나쁜 박사와 마찬가지로 가장 손쉬운 연구비 조달 방법이라면 과학자 자신이 어마어마한 부자라던가, 아니면 정체불명의 억만장자 독지가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것이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겠냐는. 사실 과학자가 어마어마한 부자일 가능성은 별로 없슴. (특허 사용료라구요?..주변에 특허를 출원해서 떼부자가 되었다는 과학자가 있으면 한번 얼굴이나마 보고 싶다는.) 게다가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슈퍼 로봇 제작과 같은 것이라면 돈 몇십억 정도가지고는 택도 없고 빌 모 아저씨 수준은 벌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지 않고 민간에서 정부에서 연구비를 수혜받는 경우라면 매우 성가심. 일단 정부에서 외계인의 위협을 막기 위해 어떤것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RFP를 받게 되겠고, 이렇게 작성된 RFP에 따라서 ‘차세대2족보행형결전병기개발계획’ 같은 연구사업 공모를 하면 많은 연구자들이 제각각의 연구 계획서를 제출하게 되겠고..정부는 이것을 각계 권위자 (누구?..^^;)를 불러서 주도면밀한 심사, 즉 동료과학자들의 피어리뷰를 거치고, 연구비가 과다상정되지 않았나 등등을 엄밀하게 따져서 (가령 마징가용 초합금 주조비가 1톤에 1억원인데 이를 10억원으로 책정하여 9억원을 연구자가 딴데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도 다 검토해야지) 연구비를 확정하여 수혜하게 됨.

이렇게 연구비를 받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님. 국내의 연구비는 사실 항목별로 세분화되어 있어서 항목별 전용이 매우 어렵다는 무슨 말인가 하면, 가령 연구원 인건비로 5억원을 계획했고 마징가 제트용 콘트롤 회로 제작비로 3억원을 나누어 놨다면 연구비 결산을 할 때 무슨 재주를 부려서라도 인건비는 딱 5억원을 써야 하며 회로 제작비로는 1원도 빠지지 않는 (실질적으로는 한 100원 정도의 오차는 봐줍니다. ^^;) 3억원을 써야 한다는 것임. 설령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서 (대만의 반도체 공장에 지진이 발생해서 반도체값이 폭등해서 제작비가 3억원보다 더 들었다고 해도) 연구비가 계획대로 집행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연구비를 주는 정부에서는 짤없이 이전에 계획된 것만큼 쓰도록 요구함ㅁ. 허위로 연구비 사용 내역을 제출했다가 감사에 걸리면 마징가 제트고, 에바 시리즈에 들어갈 S기관 제작이건 다 도루묵이라는 거죠. ^^; 그러므로 연말이 되면 정작 로봇 개발보다는 연구 실적 보고서라든지 정산 쪽이 더 큰일인 것이다.

그나마 연구비를 수혜받았다면 다행인데 자기가 생각하기에 훨씬 월등한 연구계획을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심사시에 별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서 (위촉한 연구계획 심사자가 사실은 말만 앞서는 엉터리 권위자였다던가…^^) 연구비를 받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뭐 그럴 경우에는 앞에서 말한 ‘지구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아무 거리낌 없이 염출하는 독지가’를 찾아서 연구비를 구걸하거나, 아니면 집 팔고, 땅 팔고, 은행에서 융자받아서 연구비를 추렴하거나 (굉장한 재력가가 아니라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그것도 아니라면 현 연구계획이 끝나서 다음 연구비 공모가 있을 때 아예 포기하고 연구비를 수혜받는 사람 밑으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서 (“제발 마징가 제트 도색용 페인트 개발에나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라고 빈다든지..^^;) 그 밑의 세부 연구책임자로나 일하든지.뭐 이건 선택하기 나름. 아니면 아예 다 포기하고 손가락이나 빨던지..(..^^;)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이렇게 연구비를 수혜받지 못하는 것 때문에 비뚤어지게 되고 급기야는 세계를 저주하여 세계 정복 내지는 멸망을 획책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될 가능성도 있음. 

주변에 패션 전공하는 새끼들이 몇 명 있는데 존나 신기한게

IVS 사업단장 공모에서 탈락하신 헬 모 박사님 (그룹리더가 아수라백작 따위니 프로포절이 떨어지지)

물론 정부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초법적인 조직 (NERV라든지), 하다못해 CIA라든지 국가정보원이라든지 하는 비교적 외부 감사 기관에 의해 터치를 많이 받지 않는 곳에 소속되어 일하는 박사라면 좀 문제가 달라집. 어차피 이런 경우에는 자신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관리하는 귀찮은 일에서 벗어나, 그냥 월급받아서 윗선에서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것임. 그런 것을 생각해 본다면 아카기 리츠코 씨는 이전의 선배 애니메이션 속의 박사들보다 훨씬 속편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이런 초법적인 조직들은 어떻게 그 비용을 대는가?…뭐 이건 간단하죠. ‘세금을 올린다.’

3. 옛날과 지금의 박사들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애니메이션 속에서 묘사되고 있는 박사의 모습도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님. (물론 실험가운을 입는다든지와 같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서도..) 여기서는 옛날 애니메이션 속의 박사의 스테레오타입과 요즘 애니메이션 속에서 그려지는 박사의 모습과의 차이를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하겠슴.

옛날 애니메이션

* 대부분 50대 이상의 노령층

* ‘착한 박사’의 경우에는 착실하게 하얀색 가운을 입고 나오며 대부분 안경을 착용하고 있음..

* 나쁜 박사의 경우에는 거의 대다수 하얀색 가운을 입지 않음.

* 머리는 대개 백발, 수염을 기르고 있는 경우가 많음.

* 대개 위에 아무도 없는 연구 최고 책임자. (무슨무슨 연구소장이라든지)

* 전공은 대개 기계공학 (로봇공학?) 내지는 원자핵공학이라고 추정됨.

* ‘착한 박사’인 경우에는 대개 딸이 있으며 주인공과 그 딸내미 사이에는 대개 썸씽이 일어남. (..!)

* ‘나쁜 박사’의 경우에는 대개 가족이 없음.

* 고집이 세고 주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밑바닥인 경우가 많음.


요즘 애니메이션

* 20대 후반의 여성의 비중이 높음. 남성인 경우에도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음.

* 옛날과는 달리 ‘무슨무슨 연구소장’ 인 경우는 거의 없고 단순히 연구파트의 책임자 정도인 경우가 많음.
이러니 이공계 기피가 일어나지
* 역시 하얀색 가운은 죽자살자 입고 나옴.

* 여성인 경우에는 지적인 이미지의 미모임.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설정상으로는..)

* 전공은 다양하지만 상당 부분 생물학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컴퓨터 공학, 물리학 등등 잡다함.

주변에 패션 전공하는 새끼들이 몇 명 있는데 존나 신기한게

어쨌든, 이러한 세부적인 사항들에서 약간씩 변화가 있을지는 몰라도 애니메이션 속의 ‘박사’들은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근본적으로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음. 사실 대중매체 속에 등장하는 박사들이 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주 현실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면 오히려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적어도 만화에 등장하는 박사들이 동료 박사들과 ‘이번에 연구비 신청한 것, 될 수 있을 것 같아?’ 라든지 ‘에이, 연구소장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런 것을 하라는거야? 짜증나게..’ 비슷한 대화를 하는 것을 듣고 싶지는 않다고..